
다음달 10일 열리는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28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난 가운데 최 외무상의 방문 목적 중 하나가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중국 고위급 인사를 초청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 주석이 직접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리밍장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연합조보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관례가 아니고, 미국과 한국과의 양자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중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9·3 열병식에 참석하게 한 것은 외교적으로 상당히 높은 예우를 한 것이며, 중국 입장에서 이미 북한에 충분히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김정은에게 중요한 국제 정치 무대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더 강화할 기회를 준 것"이라며 "답방을 통해 북한에 대한 외교적 존중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이 이번에는 과거보다 더 높은 서열의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5년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는 당시 중국 권력서열 5위였던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으며, 65주년 행사 때는 서열 9위였던 저우융캉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방북한 바 있다.
현재 시 주석에 이은 중국 권력서열 2위는 리창 국무원 총리이며, 3위와 4위는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왕후닝 전국정협 주석이다. 5위는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6위는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다.
딩슈판 대만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명예교수는 "만약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그 시점은 노동당 창건 기념 열병식 때가 아니라 오는 10월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딩 명예교수는 "그렇게 되면 북한 열병식에서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김정은 위원장 양옆에 서 있는 장면을 피할 수 있고, 동시에 중국과 북한이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입장을 조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외무상은 왕이 주임의 초청으로 지난 27일 베이징에 도착했으며, 오는 30일까지 나흘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는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일정에 동행해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도 배석한 바 있다.
약 3주 만에 다시 베이징을 찾은 이번 방문은 최 외무상이 2022년 6월 외무상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단독으로 이뤄지는 중국 방문이다. 중국 외교수장과의 대면 회동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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