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는 유럽의 심장"...주헝가리한국문화원, 한류 확산의 전진기지로

유혜령 주헝가리한국문화원장 사진임윤서 기자
유혜령 주헝가리한국문화원장 [사진=임윤서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가 중부유럽 한류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K-팝, 드라마, 한식, 전통예술, 한국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사회와의 교류를 넓혀가고 있는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있다.
 

이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는 지난해 부임한 유혜령 원장이다. 유원장은 문화원의 운영 방향을 재정비하고 협력 범위를 넓히며 중부유럽 내 한류 확산의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에서 만난 유원장은 "헝가리는 유럽의 중심이자 교류의 관문으로, 교통과 물류의 허브이며 200~300개 한국 기업이 진출한 주요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부다페스트가 한류의 전략적 거점으로 성장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주헝가리한국문화원 내부 모습. [사진=임윤서 기자]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주헝가리한국문화원 내부 모습. [사진=임윤서 기자]



유원장은 "헝가리는 유럽에서 '대장금'이 처음 방영된 나라로, 이 드라마를 계기로 싹튼 한국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이제는 문화원을 통해 깊은 이해와 애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헝가리는 인구 약 960만 명의 비교적 작은 나라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며, 2012년 개원한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은 현재 유럽 내 한국문화원 중 가장 큰 규모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는 약 400개가 넘는 한류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30개가 헝가리에 기반하고, 현지 언론은 최근 그 수가 200개를 넘어섰다고 추정한다.

 

한식 강사 토트 크리스티나(Toth Krisztina)가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한식 강사 토트 크리스티나(Toth Krisztina)가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임윤서 기자]


 

유원장은 "지난 3년간 문화원 프로그램 참여 인원이 약 5만1천 명을 넘었다"며 "인구 비율로 따지면 헝가리 국민 200명 중 1명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업 수는 2022년 약 1,800여 개에서 2024년 1,900개 안팎으로 꾸준히 늘었고, 참가자 수는 2022년 약 1만5천 명, 2023년 1만7천 명, 2024년 1만8천 명 이상으로 2022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화원은 한국어 수업, 서예, 민화, 사찰음식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한식 강좌는 접수 시작 후 5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유원장은 "김치 샌드위치나 고추장 스테이크 같은 메뉴가 일반 레스토랑에도 등장할 만큼 한식은 이미 현지에서 친숙한 맛으로 자리 잡았고, 그렇다 보니 많은 현지인이 직접 요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헝가리 한국문화축제 ‘2025 코리아온’ 현장왼쪽과 광복 80주년 기념 ‘815 런’ 달리기 행사에 참여한 부다페스트 시민들오른쪽 사진주헝가리한국문화원
헝가리 한국문화축제 ‘2025 코리아온’ 현장(왼쪽)과 광복 80주년 기념 ‘815 런’ 달리기 행사에 참여한 부다페스트 시민들(오른쪽). [사진=주헝가리한국문화원]


문화원은 다양한 문화행사도 적극 추진한다. 대표적인 행사는 매년 열리는 중부유럽 최대 한국문화축제 '코리아온(KOREA ON)'이다. 올해로 여섯 번째를 맞은 축제에는 이틀간 1만1000명이 방문했고, 현지 언론에 90여 차례 소개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유원장은 "코리아온은 전통춤과 국악부터 현대 K-팝 공연까지 한국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종합 축제다. 특히 간장·된장·고추장 등 한국의 전통 장(醬)을 활용한 쿠킹쇼와 시식 체험이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원의 특별 프로젝트로 기획된 'K-pop Singers' 무대가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주목받았다고 덧붙였다. 유원장은 "이 합창단은 현지인 20명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해 집중 트레이닝을 진행한 프로젝트로, 그룹 스윗소로우의 멤버 김영우 씨가 직접 트레이닝을 맡았다. 공연 당시 관객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특별 달리기 행사도 현지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부다페스트 대표적인 명소인 시민공원에서 광복절인 8월 15일 열린 '815 런' 달리기 행사에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달리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유원장은 "한국인과 헝가리인이 함께 태극기를 들고 달리는 모습은 매우 상징적이었다. 국경과 언어의 벽을 넘어서는 이해와 공감이 느껴져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된 피아노 콘서트도 큰 인기를 끌었다. "진수영 재즈피아니스트를 비롯해 현대무용가 임세미, R&B 가수 로주, 거문고 연주자 변현제 등 다양한 아티스트가 함께한 이 공연은 전석 매진됐으며, 한국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다시 실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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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령 주헝가리한국문화원장 [사진=임윤서 기자]


마지막으로 유원장은 "한류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헝가리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 문화원이 앞장서고 있다"며 "유럽의 중심에서 한류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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