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시신 송환 지연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휴전이 흔들리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특사단을 급파하며 정세 안정화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 행정부는 J D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잇따라 이스라엘에 급파했다. 위트코프 특사와 쿠슈너는 전날 현지에 도착해 휴전 상황을 점검했으며 밴스 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재개해 휴전 합의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NYT는 짚었다.
실제 가자지구 휴전이 체결된 지 9일 만인 지난 19일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병사 2명이 사망하자 가자지구를 100차례 이상 공습했으며 10시간 뒤 휴전 복귀를 선언했으나 긴장감은 여전하다.
이번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성과로 평가되지만 합의가 무산되면 트럼프 대통령 중재력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하마스에 휴전 합의 위반 시 "빠르고, 격렬하며, 잔혹한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하마스가 옳은 일을 할 것이라는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중동과 인근 지역의 위대한 동맹이 된 나라들이 분명하고 강력하게 큰 열의를 가지고 내게 알려왔다"며 "하마스가 우리와 맺은 협정을 위반해 나쁜 짓을 계속한다면 내 요청에 따라 가자지구에 강력한 군대를 보내 '하마스를 바로잡을' 기회를 기꺼이 환영하겠다고 말이다"라고 적었다.
밴스 부통령도 "가자휴전이 예상보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그는 "놀랄 만큼 협력적이었다"면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하마스가 협조하지 않으면 제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밴스 부통령은 22일 예루살렘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부와 회동해 하마스와의 전쟁을 영구 종식하기 위한 협상 개시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휴전 안정화와 남은 사망 인질 송환 외에도 국제안정화군(ISF) 파병,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내 과도정부 수립 등을 협의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아제르바이잔·파키스탄이 ISF 파병 후보국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내 작전에 미군을 직접 투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분명히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조만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휴전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악시오스에 "이 합의가 결렬되지 않도록 앞으로 30일 동안 매우 신속하고 창의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이날 사망한 인질 2명의 시신을 이스라엘로 송환하면서 지금까지 반환된 시신이 총 15구로 늘었다. 그러나 남은 13명의 시신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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