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보장, 다시 불붙나…손보사 '20만원' 출혈 경쟁 귀환?

  • 손보 빅5, 반년 새 간병비 보장 '오르락내리락'

  • 당국, 보장 과도 지적에도…"단기 실적 올려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손해보험사들이 간병비 보장을 다시 키우고 있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보장'이라며 제동을 걸었지만 고령화로 커지는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국 권고와 시장 경쟁 사이에서 줄타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간병비 보장 수준이 불과 6개월 새 급변했다. 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은 일단 보장을 축소했다가 수개월 만에 다시 확대했다. DB손보는 지난달 20일경 간병인 사용 일당을 20만원으로 올렸고 앞서 메리츠화재는 9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했다. 현대해상은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낮췄다가 6월 출시한 '2Q PASS'에서 20만원 일당 구조를 신설했다. 

특히 DB손해보험이 지난달 간병비 보장을 20만원으로 상향하자 GA(법인보험대리점) 소식지 등 영업 현장에서는 이를 내세운 홍보 문구가 잇따르고 있다. 반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4월 이후 10만원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간병인 사용 일당은 피보험자가 간병인을 직접 고용할 때 하루 단위로 보험금을 지급받는 구조다. 이 특약은 2021년 처음 출시됐을 당시 보장 한도가 10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손보사들이 20만원까지 끌어올리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실제 간병인 평균 일당은 약 14만원 수준으로 보험금이 실비보다 많았다. 그 결과 경미한 질환에도 청구가 이어지며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졌고 금융당국은 '보장 한도가 과도하다'며 시정 권고를 내렸다.

그럼에도 최근 보장 경쟁이 재점화되는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점유율 경쟁이 있다. 올해 8월 기준 간병인보험 시장의 원수보험료는 3조2170억원, 지급보험금은 8355억원에 달한다. 원수보험료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전체 보험료를, 지급보험금은 고객에게 실제로 지급된 보험금을 뜻한다. 이는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4.6배, 지급보험금이 6.3배로 급증한 수치다.

현재 10만원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이 지난해 말 기준 간병인 보험 관련 점유율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DB손보·현대해상은 점유율 방어와 추격을 위해 보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위인 KB손보와 메리츠의 점유율 격차는 1.6%포인트에 불과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장 경쟁이 과열되면 보험금 과다 지급이나 불필요한 청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간병비 관련 보험 판매 동향과 보험금 지급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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