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와의 마음수업=정준영 지음, 웨일북.
명상 지도자인 저자는 ‘조건 없는 최상’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30년 수행의 길을 걸어온 그는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중심으로 잡고, 존재의 깊이로 나갈 것을 권한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할 때 비로소 우리는 평온한 마음의 상태에 접어든다고 알려준다. 붓다는 말한다. “과거는 이미 버려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알아차려라.” 저자는 수행의 태도는 억지로 자신을 바꾸려는 의지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며 나아가는 힘이라고 한다. 행복은 어딘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마음속에 이미 존재한다고.
“그렇다면 화난 마음은 무엇으로 다스릴 수 있을가? 바로 '마음'이다. 분노하는 마음은 또 다른 마음이 개입해야만 다스릴 수 있다. 마음이라고 하니 너무 방대하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집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이제 타인과의 관계에서 개인의 문제로 들어간다. 잠시라도 싫어하는 그 사람을 생각하기보다는 싫어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바라보려고 시도한다. 이때 그 사람이 아닌 나의 상태를 바라보려면 집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만약 집중이 없으면 내 마음은 바로 싫어하는 사람을 찾아가 다시 찰싹 붙어버릴 것이다. 그렇기에 나의 마음을 조절하는 힘이 필요하다.” (19쪽)
교과서처럼 반듯하게 흘러가던 저자의 인생은 이혼이라는 파도를 만나 손바닥 뒤집히듯 바뀐다. 힘겹게 일과 육아, 살림을 병행하던 그는 꿈에서 외할아버지인 장욱진 화백이 건넨 빨간 봉투를 받은 후 매일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저자는 “무너진 나를 일으켜 준 건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새벽 다섯 시, 매일의 고요 속 작은 루틴이었다”고 한다. 책에는 저자가 지난 3년간 자신을 마주하며 그린 544점의 드로잉과 문장이 함께 담겼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펑펑 울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내가 거울 속에서 살려 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때 결심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를 미워하는 모든 행동을 끝내기로. 항상 타인에게 친절하려고 노력했지만, 정작 나 자신을 칭찬하거나 토닥여 주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주기로 했다. 아주 천천히, 조금씩.” (38~39쪽)

길 위의 건축가들= 신만석 지음, 미다스북스.
건축사사무소 광장을 운영하는 저자는 도면을 덮고 배낭을 메고 길 위에서 만난 것들을 기록했다. 그는 스페인 북부의 카미노를 따라 바스크의 문턱 엉다이·이룬에서 출발해 산세바스티안의 라 콘차, 빌바오와 구겐하임, 게르니카의 침묵의 광장과 ‘게르니카의 나무’, 대서양을 따라 이어지는 항구 도시들의 리듬을 건축가의 눈으로 읽고, 순례자의 발로 이해했다. 저자는 ‘건축은 걸으면서 체험되는 예술’이란 명제를 순례길 위에서 재확인한다. 또한 실내외 경계를 설계하던 습관을 내려놓고, ‘경계를 허무는 법’을 삶의 태도로 제안한다.
“건축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리듬으로 시간을 짓는 일, 매일의 삶을 설계하는 태도이다. 벽을 쌓듯 하루를 쌓고, 빛을 받아들이듯 마음을 여는 일. 그 모든 것이 건축이다.” 17장 〈바르셀로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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