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관광을 넘어 '뉴스페이스(New Space)'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위성 제조, 컨텍의 데이터 수신, 한림공고를 중심으로 한 인력 양성까지 아우르며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기홍 제주 우주모빌리티과장은 1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언론 세미나에서 "제주도를 정부의 우주산업 클러스터의 '다이아몬드 체제'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전남(발사체)–경남(위성 제조)–대전(R&D)에 더해 제주를 '위성 정보 활용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과장은 "글로벌 우주 경제 구조를 보면 발사체·위성 제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남짓"이라며 "80% 이상 부가가치는 위성 정보를 분석·활용하는 서비스 시장에서 창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이 연구개발하고, 경남이 만들고, 전남은 위성을 쏘아올리는 역할을 맡는다"며 "제주는 데이터를 가공·활용하는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구상은 우주 스타트업들의 제주 이전으로 현실화하고 있다. 이날 컨텍(CONTEC)은 제주시 한림읍에 약 2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아시아 스페이스 파크(ASP)'를 공개했다. 이곳은 위성이 보내오는 데이터를 수신하는 지상국으로 3~4m급 안테나 10여기가 설치돼 있으며, 노르웨이 KSAT와 미국 RPC 등 글로벌 위성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이재원 컨텍 부사장은 "제주는 육지보다 전파 간섭이 적고 사방이 트여 있어 우주 데이터를 받아내기에 최적의 입지"라고 설명했다.
컨텍의 수익모델은 '위성 서비스'다. △고객사의 안테나 설치 부지를 임대하거나 △자체 안테나를 통째로 임대하거나 △위성이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데이터를 수신해 이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 부사장은 "안테나를 통째로 임대할 경우 1기당 월 5000~6000달러(약 7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해 2~3년 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컨텍은 위성 서비스 외에도 2026년 1분기 국내 민간 최초로 우주 광통신 지상국(OGS)을 가동할 계획이다. 그는 "전파는 이미 포화 상태"라며 "민간이 사용하려면 국방·국가 목적이 우선되는 구조라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OGS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전문 인력 양성도 진행 중이다. 제주도에 위치한 한림공업고등학교는 내년부터 '한림항공우주공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꾸고 실무형 우주 인재 양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한림공고는 올해 개방형 공모 교장 제도를 도입해 이진승 전 한화시스템 연구지원실장을 교장으로 선임했다. 이 교장은 "신입사원도 현장 투입 전에 6개월 재교육이 필요할 만큼 실무 숙련도가 중요하다"며 "우주 산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숙련된 기술자다"고 했다.
한림공고는 교육부·제주도교육청·제주도로부터 5년간 총 135억원을 지원받아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을 구축하고 기업 도면·규격에 맞춘 실무 교육을 도입한다.
이 교장은 "매년 10명의 학생을 한화시스템에 입사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며 "구미공장 사례를 보면 제조 인력의 약 20%가 고졸 숙련공이어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무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먼저 기업이 채용하려는 '기업이 줄 서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교장은 "한림항공우주고 아이들을 채용해보니 문제 해결 능력도 좋고 참 좋더라"며 "학교, 기업이 먼저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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