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이폰 결제판 재편…K-게임 '웹샵 혜택' 전쟁으로 번진다

  • 내년 1월1일 '앱→웹 결제 유도' 포함 새 규칙…결제 동선 재설계

  • 국내 게임사, 대체 앱마켓보다 웹샵 강화…10% 적립·첫 구매 보상 확산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처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출처=카카오게임즈]
유럽연합(EU)에서 모바일 게임 결제 경쟁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애플이 내년 1월1일을 기점으로 EU 개발자 과금 체계를 정비하면서, 링크아웃(앱에서 웹 결제로 유도하는 링크)까지 포함한 새 규칙을 적용하겠다고 예고하자 국내 게임사들도 유럽 iOS(아이폰) 매출 회수 동선을 다시 짜고 있다. ‘외부결제가 열리면 수수료가 내려간다’는 단순 구도보다, 앱과 웹을 동시에 굴리는 운영 싸움이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변화의 포인트는 결제가 웹으로 분산될수록 ‘결제 이후’ 책임이 게임사로 넘어온다는 점이다. 환불·분쟁·고객응대·세금 처리뿐 아니라 결제대행 수수료와 차지백(결제취소) 비용까지 함께 붙는다. 설사 수수료 조건이 조정되더라도 이 비용이 커지면 남는 게 없다. 애플 역시 링크아웃을 허용하더라도 앱에서 유입된 이용자가 외부에서 결제하면 초기 획득 수수료, 스토어 서비스 수수료 같은 추가 과금 요소를 적용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이 때문에 국내 게임사들은 수수료 절감보다 ‘결제 동선 선점’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체 앱마켓보다 자체 웹샵(직판 상점)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앱 바깥에서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고, 웹에서 사면 더 주는 보너스·포인트 같은 혜택 설계도 비교적 자유롭다. 규칙이 바뀌어도 결제 동선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여지가 있어 대응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웹에서 사면 무엇을 더 받느냐’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웹샵에서 결제 마일리지 10% 적립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용자가 웹에서 결제할 이유를 ‘즉시 체감되는 숫자’로 제시한 셈이다.
 
넷마블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웹샵에서 첫 구매 보상(다이아 10개)을 걸고, 결제금액의 10%를 웹 포인트로 적립하는 구조를 운영한다. 스마일게이트도 ‘로드나인’ PC 결제금액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하는 형태로 혜택을 제시했다.
 
크래프톤은 일부 작품에서 공식 웹샵 중심 직접판매를 추진하며, 웹 결제 유도를 위한 혜택 설계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펄어비스도 ‘검은사막’에서 웹 판매 채널을 통해 패키지·할인 혜택을 내걸고 직접 구매를 유도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웹샵 혜택 전쟁’은 길어질수록 부담도 커진다. 보너스·포인트를 키우면 전환율은 오를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비용이다. 여기에 환불·분쟁·차지백 대응과 국가별 세금·영수증 처리까지 더해지면 운영 난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결제 이후를 감당하지 못하면, 웹샵 확장이 곧바로 마진 압박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에선 결국 결제 이후 비용을 끝까지 통제하는 운영력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EU에선 웹샵을 열어도 끝이 아니라, 혜택 경쟁과 결제 이후 운영비를 함께 관리하는 회사가 남는 장사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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