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동결…파월 잔여 임기 동안 동결 가능성

  • 연준 "경제활동 견조…고용 둔화·물가 압력은 지속"

  • 파월 "중앙은행 독립성 잃으면 신뢰 회복 어려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그의 임기가 만료되는 5월까지는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행 3.50~3.7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9월과 10월, 12월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씩 인하해온 연준의 완화 기조는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일단 멈추게 됐다.

연준은 "이용 가능한 지표들은 경제활동이 견실한 속도로 확장돼 왔음을 시사한다"면서도 "고용 증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실업률은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준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경제지표, 베이지북(연준 경기동향보고서)에 반영된 경제심리 등 추가된 모든 요인들이 성장세가 올해 견조한 기반에서 시작됐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분명한 개선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가 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물가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책무 사이에서 직면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며 지난해 12월 금리 인하 당시 밝힌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경제 연설에서 파월 의장의 후임을 "곧 발표할 것"이라며 새 의장 체제에서 "금리가 크게 내려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연준을 향한 금리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투표권을 보유하지 않은 위원들을 포함해 위원회 내에서 금리 동결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음번 금리 조정이 금리 인상일 것을 기본 전망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현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가운데 파월 의장 등 10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다만 스티븐 마이런 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2명은 0.25%포인트 인하를 선호하며 동결에 반대표를 던졌다.

마이런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으며, 월러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차기 연준 의장 후보 4명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의 반대는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함께 거론되는 미셸 보먼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부를 통한 압박과, 연준 의장 임기 종료 이후 이사직 잔여 임기를 계속 수행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답했다. 또 리사 쿡 연준 이사의 법원 심리를 참관한 것과 관련해서는 "연준 113년 역사상 아마도 가장 중요한 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이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통화정책 결정에 선출직 공직자가 직접 관여하지 않도록 한 것은 국민에게 유익하게 작동해 온 제도적 장치"라며 "그것을 잃게 되면 무엇보다도 기관의 신뢰성을 회복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자에게는 "선출직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파월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5월 연준의장 임기 만료 전까지 남은 2회(3, 4월) FOMC 회의에서도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은 연준 의장 임기 만료 전 금리를 조정할 2번의 기회가 더 있지만, 그것들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평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은 서둘러 금리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한국시간 29일 오후 3시 기준 88.5%로 하루 전(82.7%)보다 높아진 상태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라이언 데트릭 카슨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연준의 독립성은 매우 현실적인 우려 사항이다. 차기 연준 의장은 상당한 금리 인하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티아스 샤이버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멀티자산 운용팀장은 "최대 변수는 차기 연준 의장 발표이며, 파월보다 더 비둘기파적 인물이 올 것이라는 기대 속에 경쟁 구도는 열려 있다"며 "연준에 대한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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