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공화국] '빚투' 부른 자산구조…레버리지 관리·취약차주 보호 필요

  • 증시 활황 속 대출 늘며 빚투 확산

  • 시장 변동성 확대에 가계부채 리스크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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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개인회생 신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빚내서 투자(빚투)’ 후폭풍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관리와 취약 차주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월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1만438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825건)보다 32.9%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14만9146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연초에도 증가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확산된 빚투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이후 자산 가격 상승 기대 속에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가 늘었고, 고금리 국면에서도 높은 이자 부담을 감수한 투자 수요가 이어졌다. 이후 2024년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대출 여건이 완화되자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대출 수요가 다시 확대됐다. 최근 주식시장 활황까지 겹치면서 추가 대출을 받아 주식·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성은 채무자들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코스피는 올해 초 상승세 속에 6000선을 돌파하며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급증했지만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의 상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빚투 확산에는 자산 가격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크게 앞지른 구조적 문제도 자리 잡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월급만으로는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을 활용한 투자에 나서는 개인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독특한 자산 구조 역시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 ‘주요국 가계 자산 구성 비교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비금융자산 비중은 64.5%로 미국(32%), 일본(36.4%), 영국(51.6%)보다 높았다. 자산 축적 수단이 부동산에 집중된 구조가 레버리지 투자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러한 레버리지 투자가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취약 차주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레버리지가 높은 가구일수록 금융자산과 순자산 규모가 작고 금리 상승이나 자산 가격 조정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 충격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관리와 취약 차주 보호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부동산 시장과 연계성이 높은 국내 가계대출 구조상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며 “취약 차주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가계 부문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에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신용융자 등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졌을 때 반대매매 등으로 손실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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