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주최로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주경제 제2회 에너지포럼'에서 곽은섭 한국전력공사 계통기획처장은 이같이 말했다.
곽 처장은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망이 단순한 공급 인프라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는 전력망"이라며 "단순한 접속 문제가 아니라 전력계통 안정성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 밀도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곽 처장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랙의 전력 소비는 2020년 13㎾ 수준에서 2025년 130㎾로 늘었고 향후 60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한 곳이 원전 1기 수준인 기가와트 단위 전력을 쓰는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전력망 확충 속도가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전에 따르면 345㎸ 송전선로 건설에는 통상 13년이 소요된다.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는 2~3년 안에 구축될 수 있지만 송전망은 입지 선정, 주민 수용성 확보, 인허가, 시공 절차 등을 거치며 장기간이 소요된다.
곽 처장은 "송전망 구축 지연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완벽한 송전망 확충만 기다려서는 AI와 재생에너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 큰 변수는 전력 사용 방식의 변화다. 곽 처장은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산업시설과 달리 밀리초 단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변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백 메가와트 규모 부하가 순간적으로 급변하면 전압·주파수 변동은 물론 계통 진동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잘못하면 변압기 수명 저하, 보호계전기 오작동 등 전력 설비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해외 전력망과 연결되지 않은 독립 계통 구조여서 이런 충격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곽 처장은 "유럽이나 북미는 국가 간 전력망 연계로 일부 충격을 분산할 수 있지만 한국은 내부 계통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대형 데이터센터의 계통 연계 기준(Grid Code) 마련,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유연 접속 확대, 가상송전망(VPL)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곽 처장은 "기술 기준 강화는 규제가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 송전망을 최대한 활용해 AI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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