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7000선을 돌파하며 장을 마친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외벽에 코스피 7000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의 자산효과가 주요 선진국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피 7000 시대가 열리면서 투자 저변 확대와 자본이득 증가를 배경으로 소비 파급력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주식시장이 가계 자산 형성과 소비 확대의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한국은행이 7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우리나라 주식 자산효과에 대한 평가'에 따르면 주가 상승으로 가계 자산이 늘어날 때 소비가 확대되는 '자산효과'는 자본이득의 약 1.3%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가가 1만원 상승할 경우 130원가량만 소비 재원으로 활용된다는 의미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자본이득의 3~4%가 소비로 이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이는 가계의 주식 투자 저변이 협소한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24년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주식 자산 비중은 77%로 미국(256%)과 유럽 주요국(184%)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주식 자산이 소비 성향이 낮은 고소득·고자산층에 집중돼 있어 소비로의 파급력도 제한되는 구조다.
국내 주식시장의 낮은 수익률과 높은 변동성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1~2024년 미국 S&P 500의 월평균 기대수익률은 0.53%인 반면 코스피는 0.09%에 그쳤다. 변동성은 S&P500의 경우 3.43%였지만 코스피는 3.77%로 10% 더 높았다. 또 주가 상승이 지속될 확률은 미국 67%·한국 56%로 집계됐으며, 수익 지속기간 역시 미국은 3.1개월이었지만 한국은 2.3개월로 나타났다.
투자 행태 측면에서도 제약 요인이 존재했다. 주식 투자로 얻은 이익이 소비보다 부동산으로 먼저 유입되면서 소비 확대를 제한하는 구조다. 무주택 가계의 경우 주식 자본이득의 약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김민수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자본 이득이 부동산으로 먼저 흘러가는 것은 과거 우리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낮고 수익률은 높아 소비에 따른 기회비용이 컸던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표=한국은행]
다만 최근에는 자산효과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 등으로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가계의 주식 보유 규모가 늘고, 투자 참여층도 청년층과 중·저소득층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가계의 주식 자본이득은 429조원으로 과거 2011~2024년 평균의 22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특히 신규 투자층은 자산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계층이라는 점에서 향후 소비 확대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경우 역자산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신용융자 등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자산가격 하락과 채무 부담 확대가 동시에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차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이 가계 전반의 자산 형성 기반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안정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식 자본이득의 부동산 쏠림을 막고 가계의 주식 장기보유 유인을 제고해 기업들의 경제적 성과가 가계의 자산 축적 및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