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헌의 빌드업] 월드컵 앞둔 홍명보호, '100위권 약체'와 최종 모의고사 치르는 까닭은

  • 고지대 적응 위해 좋은 컨디션 갖고 있는 북중미 두 팀과 맞대결

  • 평가전 상대 물색 과정에서 본선 진출국들의 평가전 기피 등 현실적 고충도

  • 전문가 "환경 적응과 컨디션 관리가 월드컵 성패 가를 것"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된 뒤 홍명보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 국가대표 A매치 평가전 대한민국과 볼리비아의 경기. 한국 손흥민이 후반전에 교체된 뒤 홍명보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둔 홍명보호가 고지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해발 1460m서 북중미팀들과 최종 스파링을 벌인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31일(이하 한국시간)과 다음 달 4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와 차례로 평가전을 치른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목전에 둔 시점에선 치르는 최종 평가전은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무대다. 세계적인 강호를 스파링 파트너로 삼아 객관적인 전력을 확인하거나, 조별리그 상대국과 경기 스타일이 유사한 팀을 만나 전술 완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홍명보호가 최종 모의고사 상대로 낙점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엘살바도르의 FIFA 랭킹은 각각 100위와 102위다. 25위인 한국보다 크게 낮고, 두 국가 모두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일각에서 월드컵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 상대로는 체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객관적인 전력 차에도 불구하고 대한축구협회가 두 팀을 섭외한 핵심 이유는 '고지대 적응'에 있다. 협회는 지난 12일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고지대 환경 적응과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트리니다드토바고, 엘살바도르는 북중미 팀으로 미국 현지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가지고 한국과 평가전에 나설 수 있는 팀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명보호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 1, 2차전을 해발 1571m에 위치한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치러야 한다. 이러한 고지대 환경에서는 기압과 공기 밀도가 낮아 산소 섭취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자연스레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해지고 근육 피로 역시 평소보다 빠르게 누적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공기 저항이 줄어들어 패스나 슈팅 시 공의 속도가 빨라지고 궤적의 낙차가 커지는 물리적 현상에도 대비해야 한다. 홍명보호가 환경 적응을 위해 월드컵 사전 캠프(미국 솔트레이크시티·해발 1460m)와 베이스 캠프(멕시코 과달라하라·1570m) 모두 고지대 지역에 차린 이유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북서쪽 밀턴킨스 MK돈스 훈련장에서 팀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북서쪽 밀턴킨스 MK돈스 훈련장에서 팀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 평가전 상대를 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현실적인 고충도 작용했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 사이에서 고지대 평가전은 달갑지 않은 일정이다. 본선에서 고지대 경기를 치를 일정이 없는 국가들 입장에서는 굳이 극심한 체력 소모를 감수하면서까지 솔트레이크시티로 이동해 평가전을 치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속한 A조의 다른 국가들 역시 고지대 적응에 힘을 쏟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60위)은 해발 2430m 멕시코 파추카에 캠프를 차린다. 멕시코시티(2240m)에서 열릴 멕시코와 첫 경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최종 평가전은 홈에서 니카라과(131위)와 맞대결을 벌인 뒤 파추카로 넘어가서 푸에르토리코(156위)와 맞붙는다.

이번 월드컵 공동개최국인 멕시코(15위)는 멕시코시티에 이미 사전캠프를 차렸다. 지난 6일부터 국내파 선수들로 소집 훈련을 시작했다. 평가전도 세 차례나 치를 계획이다. 가나(74위), 호주(27위), 세르비아(39위) 등과 차례로 만나며 담금질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본선행 확정이 늦어져 해발 190m의 저지대(댈러스 인근)에 캠프를 차리게 된 체코는 고지대 적응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 첫 경기를 벌이는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까지 거리도 무려 1513km에 달한다. 홍명보호의 캠프에서 경기장까지 이동 거리가 16km인 점과 대조적이다. 체코의 최종 스파링 상대로는 과테말라(96위)를 비롯해 칠레(54위)가 거론되고 있다.

A조 팀들이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춘 것과 관련해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월드컵은 컨디션을 얼마나 잘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고지대 적응을 비롯해 체력적 문제를 야기하는 더위 등 습한 날씨에도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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