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주, 닷컴버블 이후 최고 과매수…증시 랠리 흔드나

  • SOX지수, 3월 말 이후 64%↑…S&P500 시총 증가분 70%가 반도체·메모리주

뉴욕증권거래소 사진UPI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UPI·연합뉴스]
미국 반도체주가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의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반도체주 랠리를 이끌고 있지만, 업종 비중이 커진 만큼 조정이 미국 증시 전반의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 3월 말 이후 64%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가 약 1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훨씬 크다. 종목별로는 마이크론과 AMD가 각각 138%, 129% 뛰었고, 인텔은 193% 급등하며 200% 가까이 치솟았다.

로이터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자본 지출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면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투자 열기가 업종 전반으로 확산한 결과라고 짚었다.

스티브 에드워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선임 투자전략가는 "일종의 완벽한 조합"이라며 "충분한 펀더멘털 스토리가 있고, 기술적 흐름도 상당히 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매우 열광적이고 낙관적인 투자자 기반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모멘텀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도체주에 낙관적인 투자자들조차 랠리가 식을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반도체주의 급등세가 1999~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비교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터즈 대표는 "어떤 것이든 포물선처럼 급등하는 움직임을 볼 때마다 '여기서 분위기가 지나치게 들뜨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며 퀄컴 주식 일부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기술적 지표에서도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SOX의 주간 상대강도지수(RSI)는 85.5를 기록했다. RSI는 자산의 과매수·과매도 수준을 보여주는 기술적 지표로, 이번 수치는 2000년 3월 닷컴버블 정점 이후 가장 높은 과매수 수준이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도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SOXX)에 대한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베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풋옵션은 특정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로, 통상 가격 하락에 베팅할 때 활용된다.

반도체주 과열은 미국 증시 전반의 부담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S&P500지수에 편입된 반도체·반도체 장비 종목 19개의 지수 내 비중은 현재 18%에 달한다.

기관 전문 중개업체 존스트레이딩에 따르면 올해 S&P500지수가 추가한 시가총액 5조1000억 달러(약 7140조원) 가운데 반도체와 메모리주 상승분이 70%를 차지했다.

마이클 오루크 존스트레이딩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제 S&P500에서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어떤 조정이나 실망도 더 넓은 시장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전한 낙관론

그럼에도 반도체 업종에 대한 낙관론은 여전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64% 증가한 1조3000억 달러(약 1경82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S&P500지수 내 반도체·반도체 장비 기업들의 올해 이익도 약 9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초 62% 증가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킹 립 베이커애비뉴 웰스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는 "AI 인프라 구축과 컴퓨팅·네트워킹 수요가  있다"며 "이는 실제로 수년에 걸친 자본 지출 사이클이며,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보기에 매우 흥미로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아야코 요시오카 웰스 인핸스먼트 선임 투자전략가도 "이들 기업 상당수를 움직이는 펀더멘털을 생각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