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규모 공공기관 위탁사업…계약 없이 운영하는 기관 수두룩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자료=국회예산정책처]

정부가 공공기관에 맡긴 위탁사업 규모가 12조원을 넘어섰지만 상당수 기관이 정식 계약 없이 사업을 수행하거나 위탁수수료 기준조차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은 사업을 다시 재위탁하면서 이중 수수료를 받는 구조까지 형성돼 예산 누수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공공기관 위탁사업 운영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위탁사업 관리 체계가 부처별로 제각각 운영되고 있으며 계약·수수료 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4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정부 위탁사업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은 전체 268개 기관 중 141개로, 사업 규모는 총 12조656억원에 달했다. 한국농어촌공사(1조3897억원),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장학재단 등이 대표적인 대규모 위탁사업 수행 기관으로 꼽힌다.

문제는 상당수 기관이 정부와 별도 위탁계약조차 체결하지 않은 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정처는 한국농어촌공사와 근로복지공단, 신용보증기금 등을 계약 미체결 사례로 언급했다.

일부 기관은 계약서를 작성하더라도 위탁수수료나 사업비 산정 기준이 명확히 기재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현재 국토교통부 등 일부 부처만 별도 지침으로 위탁수수료 상한을 관리하고 있으며 상당수 부처는 기관과 협의를 통해 사실상 자율적으로 수수료를 결정하는 구조다.

실제 위탁수수료를 받는 기관은 65곳으로 전체 수수료 규모는 2246억원에 달했다. 평균 수수료율은 3.7% 수준이었지만 기관별 편차는 컸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평균 수수료율이 16.2%에 달했고 우체국금융개발원도 1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재위탁 구조 문제도 지적됐다. 일부 공공기관은 정부로부터 받은 사업을 다시 제3기관에 맡기면서 원수탁기관과 재수탁기관이 모두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환경공단은 재위탁 사업 평균 수수료율이 8.7%로 직접 수행 사업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정처는 “공공기관 위탁사업은 사실상 정부 예산 집행 기능을 수행하지만 운영 기준과 관리 체계는 통일돼 있지 않다”며 “정부 차원의 통합 기준과 법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위탁사업 관리 기준을 체계화하는 내용의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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