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투표용지 부족' 원인 규명 속도…연구용역 관계자 조사

  • 50% 인쇄 기준 마련 과정 본격 추적

  • 서울·서초·광진 선관위 관계자 등 5명 참고인 조사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 수사본부가 서울시·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는 검경 합동 수사본부가 서울시·송파구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당시 벌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투표용지 인쇄량 축소의 근거가 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구용역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직접 원인을 넘어 유권자 수 대비 투표용지 인쇄 하한 기준을 50%로 낮추는 과정에서 선관위 내부 의사결정이 적절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은 이날 중앙선관위 연구용역 관계자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 1명, 서초구선관위 관계자 1명, 서초구선관위원 1명, 광진구선관위원 1명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중앙선관위의 의뢰를 받아 지난 2022년 선거 절차 사무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원은 연구를 진행한 뒤 같은 해 12월 '선거 절차사무 개선방안-구·시·군위원회 절차사무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선거일 투표에 사용하는 투표용지 인쇄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폐기되는 투표용지가 많고 투표용지 보관 장소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거론됐다. 이후 중앙선관위가 투표용지 인쇄량을 유권자 수 대비 6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낮추는 데 해당 보고서가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투표용지 인쇄량 축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담겼고 최종 검수 후 포장해서 선거일 전날 아침에 배부하는데 배부 전까지 보관할 장소가 없는 경우 구·시·군위원회 회의실에 보관하는 사례가 있다는 대목까지 담겼다. 또한 선거 물품과 투표용지를 같이 보관함으로써 보안 문제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까지 적혔고, 선관위 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지나치게 이르다는 이유로 사전투표 시작 시각을 늦추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관계자를 상대로 연구용역 발주와 수행 경위, 보고서 내용의 적절성, 보고서가 실제 투표용지 감축 인쇄 방침으로 이어진 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연구용역 결과가 어떤 내부 검토와 결재를 거쳐 정책으로 반영됐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사팀은 투표용지 보관상자 폐기 경위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동부지법은 지난달 10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증거물 확보를 위해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지만 확보 대상이던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폐기된 것을 확인했다.

선관위 측은 법원의 증거보전 대상 목록을 전달받기 전에 상자를 폐기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이날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를 상대로 보관상자 폐기 시점과 지시 경위, 관련 규정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 3일 잠실7동 제2투표소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송파구선관위 관계자도 불러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압수수색 이후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계자 조사를 본격화하는 단계로 풀이된다. 합수본은 지난달 11일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하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합수본 수사는 선관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수사팀은 최근 검찰과 경찰에서 추가 인력을 파견받아 인사·예산 전담팀을 꾸렸다. 전담팀은 선관위 채용 비리와 외유성 출장 의혹 등 정치권에서 제기된 추가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팀장은 다스 비자금 특별수사팀을 거친 임홍석 창원지검 통영지청 부장검사(사법연수원 40기)가 맡았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합수본 인원을 확대해 선관위 예산 문제와 채용 비리 문제도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합수본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원인 규명과 함께 선관위 조직 운영 전반에 대한 의혹까지 수사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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