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을 중심으로 고가 빌딩 거래가 늘고 있지만 상가 임대시장에서는 공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차입 비중이 높은 건물주는 공실 장기화로 임대수익이 줄면 이자 부담에 이어 대출 만기 때 자금을 다시 마련하는 차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금액은 9조755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8.1% 증가했다. 300억원 이상 고가 빌딩 거래도 40건으로 29.0% 늘었으며 이 가운데 33건(82.5%)이 서울에 집중됐다.
고가 빌딩 거래 증가와 달리 상가 임대시장은 공실 부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4%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 공실률은 6.4%였지만 강남대로는 0%, 홍대·합정은 14.9%로 상권별 차이가 컸다. 홍대·합정은 1층 임대료가 ㎡당 6만3600원으로 서울 평균 5만2800원을 웃도는 가운데 두 자릿수 공실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공실이 장기화할 경우 차입 비중이 높은 건물주의 금융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상가·빌딩은 임대수익이 대출 원리금을 갚는 주요 재원이어서 매입 당시 예상한 임대료와 실제 수입의 차이가 상환 여력에 영향을 준다.
매입 당시 예상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대출 규모를 정했다면 공실 발생 이후 자금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차입 비중이 높을수록 임대수익 감소를 버틸 여력도 줄어들 수 있다.
공실이 생기면 월세 수입은 줄지만 금융비용은 계속 발생한다. 임차인을 구하더라도 당초 예상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으면 월세만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상가를 분양할 때 실제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수준보다 월세를 높게 책정해 수익성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있다”며 “공실이 발생하거나 실제 임대료가 예상보다 낮아지면 월세 수입보다 이자 비용이 더 커져 투자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늘어난 금융비용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다. 공실이 많은 상권에서는 임차인의 선택지가 많아 임대료를 올리기보다 오히려 낮춰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차수요가 약해진 상권의 중소형 빌딩은 빈 점포를 채우더라도 기대했던 임대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부담은 대출 만기에 더 커질 수 있다. 공실과 임대료 하락이 장기화하면 임대수익뿐 아니라 건물 가치 평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만기 심사에서 담보가치나 상환능력이 낮게 평가돼 대출 한도가 줄면 건물주는 부족분을 자체 자금으로 메워야 한다.
기존 대출을 새 대출로 갚는 차환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금융회사가 기존 대출액만큼 자금을 내주지 않으면 이자를 감당해온 건물주도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건물 매각을 추진하거나 연체 이후 경매로 이어질 수 있다.
신 교수는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이자 부담만 계속 발생한다”며 “높은 레버리지는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경매 물건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금리 상승과 맞물려 채무불이행이 늘어나면 상가와 중소형 빌딩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공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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