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리포트]한국내 미국산 쇠고기 사태, 한중FTA 추진에 반면교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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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6-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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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한국이 겪고 있는 사태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예사롭지 않다. 

대체로 한중FTA 추진에 중요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이 같은 사례를 본보기로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중FTA 추진문제는 지난 5월말 이명박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본격화하면서 양국간 현안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당시 한중 양국은 FTA의 건설적인 추진을 위해 적극 연구하고 추진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원자바오(温家宝) 국무원 총리는 “중한 경제무역 협력은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한중FTA 체결에 대한 연구와 협상은 매우 시급하다. 양국간 서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사태에 대해 한미 양국정부의 부적절한 문제 해법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시위 인파.

때문에 한미 양국간 FTA 체결과 맞물려 불거진 이번 미국산 쇠고기 사태는 앞으로 진행될 한중FTA 추진에서도 좋은 반면교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중 양국은 FTA 체결을 적극 논의중인 데다 머지않아 공식협상도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인해 한국내에서는 경제민족주의 정서가 크게 고조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이를 한중FTA 협상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인으로 본다. 

중국산 농산물은 곡물류, 채소류 등 일부 농산물의 경우 한국산 농산물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중FTA 체결로 인해 오는 2020년 한국 농업생산액은 2005년에 비해 20% 가량 줄어들 정도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때문에 양국은 협상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에 대비해 원만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은 한국의 쇠고기 파동을 교훈 삼아 한중 양국간 FTA 문제에 대해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위대를 막기 위해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 방어벽.

최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사태는 한미FTA 차원이 아니라 한미 양국정부의 쇠고기 문제 해법이 부적절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푸단(复旦)대학 미국연구센터 송궈요우(宋国友) 박사는 한중FTA 협상과정에서 농산물 문제를 다룰 때 중요시해야 할 3가지 원칙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우선 공동이익의 원칙이다. 양국은 FTA 협상시 농산물 무역협정을 잠정적으로 보류해 구체적인 약정을 체결하지 않는다. 중국이 농산물 분야에서 한발 양보하는 대신 한국은 자동차, 전기제품 등 우위분야에서 중국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이로 인해 양국이 서로 이익을 챙기면서 순조로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다음으로 품목과도의 원칙이다. 쇠고기, 쌀 등 한국내에서 특별히 민감한 농산물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과도시기를 갖도록 한다. 양국은 협상시 과도품목 목록을 작성해 최종 해결시기를 확정해야 한다. 그 시기에 가서 구체적 해결방안을 다시 협상해야 한다.

끝으로 협상통제의 원칙이다. 양국간 FTA 체결이 완료되더라도 발표와 시행과정에서 다양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 이로 인해 한쪽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경우 양국은 관련사항을 재협상해 FTA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통제하도록 해야 한다.

송궈요우 박사는 “이 같은 원칙을 통해 체결된 초급단계의 FTA 구조안에서 양국은 끊임없이 무역자유화와 경제융합을 추진해야 한다”며 “현재 한국의 정치현실과 역사전통을 고려하면 유연한 한중FTA 만이 한국의 국가존엄성과 민족자부심을 용납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FTA로 인해 양국간 발생하는 문제는 단계별로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서방의 기술적 사고로는 해결 불가능하지만 동방의 철학적 통합지혜로는 가능하기 때문에 한중 양국이 받아들일 수 있다.

특히 양국은 농산물, 수산물 등 기술적 문제와 한국내 민족정서, 부정적 양국관계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중국정파(政法)대학 한시엔동(韩献栋) 박사는 “이번 한국내 미국산 쇠고기 사태는 쇠고기 수입 자체 문제라기 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국내외 정책에 대한 한국민의 불만과 실망이 총체적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국내에서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한미FTA 난항 등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중 양국간 FTA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최근에는 베이징에서 업계, 관계, 학계 등이 모인 제5차 공동연구회의를 가졌다.

이번 마지막 관련회의에서는 양국간 FTA 협상과정의 최대 쟁점인 농수산물 분야와 공동연구보고에 대한 결론과 권고안을 만들어냈다. 

특히 한국은 이번 공동연구 결과를 토대로 국내 업계와 학계 의견을 수렴하고 한중FTA 협상을 신중하게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FTA 관련 산•관•학계 공동연구회의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한미FTA 체결 반대시위 모습.

때문에 중국은 최근 한국의 쇠고기 파동보다 이번에 열린 한중FTA 협상 진행에 대해 더욱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양국무역 전문가들은 중국의 값싼 농산물이 한국시장으로 들어올 경우 한국내 농민과 농민단체의 강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중FTA는 한국내 농수산물 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돼 이 분야 보호방안을 필수적으로 마련하고 대응조치를 추진해야 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베이징 회의에는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정부기관과 한국공상협회, 한국무역협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한국측 책임자 대표 3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측에서도 상무부 국제경제무역관계처 책임자 장커닝(张克宁) 등 대표 20여명이 참석했다./베이징=이건우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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