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잇단 감산계획 발표로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용 냉연강판 생산 양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하이스코는 최근 제품구성을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거나 이에 대비한 감산을 시작한 상태다.
동부제철의 경우 자동차용 강판생산량이 적은 까닭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1300만t 가량의 냉연강판을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는 제품 판매고에 따른 선택적 생산량조절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3일 “자동차업계 감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전체적인 조강생산량(올해 기준 3300만t)에는 변함이 없겠으나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구성을 바꿀 수 있고 이를 통해 판매량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자동차 업계가 감산에 돌입, 자동차용 강판수요가 줄어들게 되더라도 만성적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는 선박용 후판이나 가전제품용 강판의 생산량을 늘려 감소분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10월부터 자체적인 감산에 들어갔다”면서 “자동차 판매량은 이미 저조해져 있었고 이를 대비해 왔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공장라인가동률을 줄일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 한 대당 1t가량의 냉연강판이 소요된다”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백만대 단위로 급격하게 줄지 않는 이상 당장의 피해는 미미하고, 더욱이 포스코와 외국 철강회사들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그 피해마저도 분산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GM대우, 쌍용차와 같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총 감산 규모는 8만대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가 자동차용을 포함 약 400만t 가량의 냉연강판을, 포스코가 자동차용으로만 550만t을 올해 각각 생산했음을 감안했을 때 그에 따른 피해는 극 소폭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된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수요처의 상황이 나빠지면 공급처의 매출이 줄고, 재고가 쌓이고,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동부제철 전체 생산량 비중 중 자동차용 강판 비중은 10%도 채 안되기 때문에 별다른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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