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이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원외’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표의 결심에 따라 이번 재선거가 차기 국회의장까지 노릴 수 있는 6선 고지를 향한 패자부활전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나라당은 박 대표의 재선거 출마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이번 재선거의 경우 출범 2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집권 1년에 대한 평가라는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반드시 승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논리다.
특히 야당의 강력한 도전에 맞서기 위해선 박 대표와 같은 여권의 거물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탄력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전북 전주 덕진, 전주 완산갑, 경북 경주, 인천 부평을 등 현재 재선거 확정지역 중에서 유일한 수도권 지역구인 부평을에 공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수도권이 궁극적으로 4월 재보선 전체의 승패를 좌우할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도 부평을에 전략공천을 준비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부평을 지역이 전통적으로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출마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재선거에서 패배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여권 전체가 감내해야 할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우려다. 안그래도 원외 대표라는 한계에 부딪힌 리더십이 더욱 약화될 수 있고,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된다면 결국 지도부 공백 사태까지도 초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 체제가 붕괴되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전쟁이 벌어질 경우엔 이미 계파간 갈등의 골이 깊은 한나라당의 적전분열 양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박 대표가 오는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10월 재보선까지 출마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각종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에 대한 1심 판결 결과 수도권 지역구의 경우 10월 재보선의 규모가 4월 재보선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불리 움직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 “지금 말들은 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관망하고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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