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국민銀 노조, 유흥비 탕진 논란...금융노조 '비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3-19 14:0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금융위기 한파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노조가 유흥비로 수천만원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 집행부가 지난해 단란주점과 유흥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 조합비 4206만원, 총 81건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노조 회계 감사인 중 한 명이 은행 내부 통신망에 감사 결과를 올리면서 적발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4월29일 룸사롱에서 120만 원을 사용했으며 10월23일에는 술집, 노래주점 등 유흥주점에서 339만 원을 썼다.

5월에는 안마시술소에서 조합비 10만원을 사용했고 일반주점, 식당에서도 하루에 수백만 원씩 작년 한해 3573만 원을 썼다.

국민은행 노조는 유흥비 탕진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자 성명을 내고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방 등 조합원 정서에 반하는 가맹업종에서 사용한 전액을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강현 노조위원장은 명절 선물과 관련 일부 경영진에 지급된 선물비도 전액 반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명절 선물비로 영업본부장 등 경영진에게 수백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회계 감사에서 지적된 유흥비는 집행간부들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외부 기관을 만나는데 사용한 것"이라며 "일부 사용액은 법인카드를 사용한 뒤 본인들이 막은 사례도 있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유흥업소에 출입한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환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조의 세부 예산은 450여 명의 대의원 승인을 받아 처리하고 있으며 노조 간부는 36명, 조합원은 2만1000명 정도다. 조합원들은 일반적으로 임금의 0.9%를 조합비로 내며 연간 조합비는 28억원에 달한다.

은행권 노조는 국민은행 노조의 유흥비 탕진 사태의 불똥이 튈까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상태. 일각에서는 국민은행 노조 사태가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최근 시작된 은행권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의 입지가 약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8일 금융노조가 사측과 올해 임금과 관련한 산별 중앙교섭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이번 사건은 금융노조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민주노총 노조의 성폭력 파문 등 노조의 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노조에도 모럴헤저드 비난이 거세지면서 노동계 전체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국민은행 내부 조합원들의 동요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조합원들이 조합비의 사용처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조합비 사용 관행이 드러난 것에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사태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노조의 경비지출은 감독 대상이 아니다"면서 "별도 조사나 검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