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철소 시대를 열어라①) 세계 철강 패권‥ ‘에코 스틸’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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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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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지난 19일 정부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이같은 온실가스    감축안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철강업계다.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로 국내 철강업체의 투자 및 사업 포기 등을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친환경 경영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맞닥들여야 할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 철강업계에 있어 ‘에코 스틸’은 미래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5회에 걸쳐 국내 철강기업의 ‘에코스틸’에 대한 준비상황을 점검해 본다.

지난해 말 글로벌 경기침체로 생존 게임에 나섰던 철강업계가 최근 회복 조짐이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3분기에 분기영업익 1조원을 회복했고, 동국제강 등 대부분 국내 철강업계도 흑자 전환하며 영업이익률 7%대를 지켰다. 전문가들은 “오는 2011년에는 철강 경기가 완전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4분기 전망 역시 수요가 살아나면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세계 최대의 철강 생산국가로 급부상한 중국은 내년에도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며 해외 철강사들과 가격 경쟁을 부추길 전망이다. 뤄빙성 중국 철강공업협회 부회장은 “올들어 10월까지는 철강을 순수입했지만 철강생산이 늘면서 올해 전체적으로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외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가장 큰 우려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안이다. 정부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을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4% 감축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2020년 국내에서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와 비교하면 30%를 감축하는 수준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국내 철강업체의 투자 및 사업 포기 등을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방침은 친환경 경영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에서 ‘언젠가는 맞닥들여야 할 일’이었다. 세계 철강 업계의 녹색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기후변화 논의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 제한 제도를 도입하고 온실가스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는 나라의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일본,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른 선진국 철강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환경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은 이미 철강 제품 1t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에너지소비량이 0.59로 세계 최저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는 한국에 비해 7%, 미국에 비해서도 25% 낮은 수준이다. 세계 3위권 철강사 신일본제철의 경우 이미 1970년대 오일쇼크 때부터 20%가 넘는 에너지 절감을 실현했으며, 현재도 2010년엔 1990년 대비 에너지 소비율을 10% 줄이기 위한 ‘자주행동계획’을 실천 중이다.

개발도상국인 중국도 이에 대비하기는 마찬가지다. 바오산철강을 필두로 한 중국 철강업계는 내년 중 군소철강사들을 통폐합하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과잉공급 해소와 동시에 환경오염의 주범인 노후 설비와 낙후된 공장을 폐쇄하려는 ‘친환경’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철강 기업은 원래 대표적인 공해 산업으로 꼽힌다. 오카자키 테루오 신일본제철 환경부장은 “철강 산업은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5%를 차지한다”며 “그러나 지난 1997년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를 위한 선진국간 협정인 ‘교토의정서’가 맺어지며 환경 경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철강업계에 있어 ‘에코 스틸’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이 된 것이다. (②편에 계속)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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