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그 동안 싼 술, '서민의 술' 이미지가 강했던 막걸리가 고급화 바람을 맞고 있다. 제대로 된 원료에 스토리를 더한 고급 막걸리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고급 막걸리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고급 막걸리를 출시한 곳은 국순당. 국순당은 지난 2009년 5월 고려시대 양반가에서 즐기던 최고급막걸리인 '이화주'를 복원해 제품으로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막걸리의 시대를 열었다.
이화주는 국순당에서 2008년부터 진행중인 '우리 술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복원된 막걸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고급탁주로 색이 희고 주질은 숟가락으로 떠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화주는 월 1000병 한정 생산해 판매되고 있으며 주요 백화점과 백세주마을, 고급식당에서 사전 주문을 통해 맛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국순당의 '고시레 막걸리'는 일본에서 일명 '욘사마 막걸리'로 통하며 일본에 막걸리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00% 국내산 쌀을 원료로 해 기존 막걸리에서 느껴지는 불쾌함을 없애고 맛과 향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고급 탁주다. 이 막걸리는 한류스타 배용준이 직접 경영하는 한국 전통 요리점 '고시레'의 막걸리 개발 제안을 받아들여 생산된 것으로 유명하다. 부드러운 맛에 수입맥주를 보는 듯한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으로 병당 480엔(약 5800원)의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배혜정누룩도가가 내놓은 '호랑이막걸리'는 유기농 햅쌀로 만든 막걸리로 제품에 맛을 도식화한 그래프 '오감도'를 라벨에 삽입한 것이 특징이다. 오감도는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음식을 음양오행에 따른 오미로 구분한 데서 착안한 것으로 오미는 신맛, 단맛, 쓴맛, 향, 농도 등이 꼽힌다. 이 다섯 가지 평가기준이 각기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0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매기고 이를 오각형 이미지로 도식화했다.
배상면주가는 최근 막걸리의 대중화를 위해 도심 곳곳의 소규모 막걸리 양조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느린마을 양조장'이라는 이름의 도시형 양조장은 하루 1500병의 막걸리만 생산, 판매한다. 특히 이렇게 생산된 막걸리의 절반은 '테이크아웃'으로, 나머지는 특약을 맺은 업소 중심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정헌배인삼주가의 '진이'는 중앙대 정헌배 교수가 한국형 누룩을 토대로 재현한 막걸리로 생산자와 생산지역 및 추수 시기가 확인되는 100% 국내산 쌀과 6년근 인삼만을 사용해 맞춤형으로 수공 제조된다. 기존의 '정헌배인삼주'와 동일한 발효공정을 거친 후 술 찌게미를 제거하지 않고 자연상태 그대로 병입한 술이다. 인삼을 통째 갈아넣은 것 같은 깊고 진한 맛과 향으로 독한듯하면서도 술술 넘어가는 매력이 있다. 이 막걸리는 1병(500㎖) 가격이 2만5000원으로 고가에 판매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막걸리업체들이 고급막걸리를 잇달아 내놓고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대중적인 막걸리 뿐만 아니라 고급막걸리가 지속적으로 출시됨으로써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막걸리를 즐길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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