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과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양혜규는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인전과 아르세날레 단체전, 그리고 2010년 서울 아트선재 센터 개인전 ‘셋을 위한 목소리’전을 통해 광원 조각과 블라인드 설치작, 그리고 영상 작품 등을 선보였다.
양혜규의 작업은 독보적인 형식 미학으로 공간을 점유하며, 상상력과 연상 작용을 자극하는 새로운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습기·냄새·바람·빛·온도 등의 추상적이며 감각을 환기시키는 요소를 설치 작업에 도입한다. 적외선 히터를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가 하면, 함께 설치된 선풍기가 향 분사기에서 나온 냄새를 싣고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기도 한다.
전시장인 쿤스트하우스 브레겐츠 건물은 총 3층으로 2, 3층에는 대규모 설치 신작과 33점의 광원조각을 선보인다. 1층에는 ‘래커 페인팅’ 등 작가의 1994년부터 2010년 사이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다.
양혜규가 전시 제목으로 채택한 복수형의 도착은 유일자에 대한 고대가 아닌 불특정한 도착들이 연속되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즉 ‘복수도착’은 아직 실현하지 못한 사람, 사물, 사고와의 만남에 도달하려는 기대와 의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복합적인 ‘복수도착’의 개념을 통해 최종적이며 결정론적인 도착의 의미를 거부하며, 동시에 대규모 전시를 맞이한 작가의 자조적 자기 성찰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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