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현대·기아차 올해 세계 지역별 전략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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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2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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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633만대 판매” 목표… 북미 집중공략<br/>브라질 공장·중국 3공장 2012년 본격 가동<br/>‘모던 프리미엄’… “이제는 브랜드 고급화다”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2011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현대차의 새 브랜드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y'를 발표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 현대차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자동차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가 진화하고 있다. ‘중소형 친환경차’라는 흐름에 맞춰 판매 및 기술력에 있어 독주 없는 상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9년의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난해 도요타의 대량 리콜은 독주하던 미국 제네럴모터스(GM)과 도요타를 차례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지난해 몸집을 불린 폴크스바겐이 치고 올라서며 ‘3강 체제’가 구축됐다.

변방에 머물렀던 현대·기아차도 위기를 기회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전년(463만대)대비 23.4% 늘어난 573만대(현대차 361만대, 기아차 213만대)를 판매, 글로벌 시장 점유율 8%대(약 8.1%)를 돌파했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순위도 포드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2018년 글로벌 톱을 선언한 폴크스바겐과, ‘톱6’ 중 최약체이던 현대·기아차가 한단계씩 올라서며, 글로벌 톱6(도요타·GM·폴크스바겐·현대기아·포드·닛산)만 보면, 과거 2강-2중-2약에서 3강-3중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는 전년비 10% 증가한 633만대(현대차 490만대, 기아차 243만대)다. 과거 2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비하면 높은 목표는 아니다. 점유율도 0.2%포인트 소폭 증가한 8.3%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의 2011년 전망치는 전년(6970만대)대비 7% 증가한 7580만대.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브랜드 고급화와 중대형차 판매비중 확대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고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목표다. 새 브랜드 콘셉트를 ‘모던 프리미엄’으로 잡은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의 이미지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

아울러 생산규모도 늘어난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중국 3공장 준공(연산 30만대)에 이어 연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공장(연산 15만대)을 건립한다. 모두 완공되는 2012년에는 최대 생산 규모가 691만대까지 늘어난다. 판매가 순조롭다면 당장 내년부터 ‘글로벌 빅3’를 눈앞에 두게 된다.

판매 증대와 브랜드 가치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현대.기아차, 올해 전략을 각 지역별로 분석해 봤다.

◆미국= 현대·기아차의 올해 최대 중점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3년 전 중국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자동차 산업의 메카’는 미국이다. 미국에서 성공하는 브랜드는 그만큼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다. 더욱이 올해는 중국의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미국의 빠른 회복세가 전망된다. 2009년 1000만대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던 미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14% 증가한 1350만대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말 경영설명회를 통해 미 시장에서 101만대(현대차 59만대, 기아차 42만대) 판매라는 올해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초 80만대 판매 돌파(83만대)에서 25% 가까이 늘어난 공격적인 숫자다. 특히 현대차는 올 판매중 에쿠스 2000대를 포함, 대형차 판매를 3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변수는 ‘미국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와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의 역공이다. GM과 포드는 각각 ‘쉐보레 아베오’나 ‘포커스’ 등 중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을 내세워 중소형차에 강한 현대·기아차에 맞선다. 도요타와 혼다도 쏘나타 등과 경합중인 중소형차(코롤라 시빅 등)의 신형 모델을 내놓는다.

하지만 상황은 현대·기아차에 유리하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를 통과하면 2.5%의 관세가 철폐된다. 국내 수출분 40만대(전체 판매의 약 40%)가 이 혜택을 받게 된다.

게다가 지난해 20만대를 팔아치운 현대 쏘나타와 동급인 기아차 K5가 미국 출시된다. 양사는 올해 쏘나타 20만대, K5 10만대를 합해 중형 시장에서만 3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엑센트 판매목표인 13만9000대도 무난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 1월 미 시장 전체 판매량은 전년대비 17% 가량 늘어난 81만6000여 대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법인은 각각 22%, 26% 늘어난 3만7214대, 2만7789대를 판매하며 총 6만5003를 판매했다. 1월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쏘나타와 쏘울의 판매가 전년대비 2.5배 늘었고 스포티지도 4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도 26% 성장했다.

다만 GM(17만8896대), 포드(12만7317대), 도요타(11만5856대), 혼다(7만6269대), 닛산(7만1847대), 크라이슬러(7만118대) 등 현대·기아차의 경쟁사 역시 13~23% 판매가 늘며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순위는 지난해와 같은 7위에 머물렀다.

◆중국= 중국은 지난 2009년 연 1300만대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도 1806만1900만대가 판매돼 2년째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는 경기부양책 종료로 다소 주춤한 10% 가량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2000만대 수준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지위는 유지한다. 또 중장기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90만대를 판매하며 중국 시장 1위를 지킨 독일 폴크스바겐이 수년 내 100억 유로(약 14조원)를 투입 2개 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물론, 미국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일본 도요타·혼다·닛산·후지중공업·미쓰비시·스즈키가 2012~2013년을 목표로 생산량 확대 파상공세에 나섰다. 일각에서 과잉 생산 우려가 나올 정도다.

지난해 중국서 110만대(현대차 70만대, 기아차 43만대, 국내수출분 약 7만대)를 돌파하며 점유율 2위를 지킨 현대·기아차도 생산량을 늘리는 3~5위(GM·도요타·닛산)에 맞서 지난해 11월 현대차 중국 3공장 건설에 나섰다. 완공되는 2012년이면 총 생산규모는 143만대(현대차 100만대)까지 늘어난다.

올해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미 판매량이 최대 생산가능 대수를 넘긴 만큼 판매량을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신 미국과 마찬가지로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통한 중대형차 위주의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중 쏘나타와 K5를 현지 시장에 투입한다.
◆기타= 현대·기아차는 미·중 시장 외에도 각 지역별로 생산·판매 전략을 유기적으로 운용, 글로벌 전략의 효용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351만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독일을 제치고 국가별 자동차 판매 세계 4위로 떠오른 브라질 시장이 주목된다. 이 곳은 오는 2015년까지 연 판매량 500만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중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연산 15만대 규모의 첫 현지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지난해 약 7만1000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3.2%로 7위를 기록했으나 가장 높은 49%의 성장률을 보인 바 있다.

그 밖에 187만대 규모에서 5년 내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인도 시장도 관심의 대상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 곳에서 60만대를 생산, 내수 점유율 20%와 최대 자동차 수출기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바 있다. 기아차의 인도 진출 역시 장기적으로는 검토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한편 지역별로는 세계 3대 자동차 판매지역으로 꼽히는 유럽은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감소로 당분간 하향세가 전망된다. 지난해 전년대비 4.7% 감소한 1369만대가 판매되며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올해도 이보다 3.4%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 지역은 판매 증가보다는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의 마케팅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62만대(현대차 36만대, 기아차 26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 역시 중형 왜건 i40(프로젝트명 VF)를 내놓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면서도 판매 목표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 유지에 초점을 맞춰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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