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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푸둥과 푸시 간 기업쟁탈전이 격화되고 있다.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상하이 황푸(黃浦)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푸둥(浦東)과 푸시(浦西) 간 기업 투자 유치 경쟁이 거세다. 경쟁이 격화되다 보니 오히려 상하이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 정부에서는 각종 조치를 통해 ‘기업 옮겨가기’ 움직임을 막고 있지만 쟁탈전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 21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21세기 경제보도)는 최근 상하이 푸둥 상업지구에는 이곳 기업을 모셔가기 위해 푸시 정부 투자유치단이 자주 들락날락 거리고 있다며 푸둥-푸시 간 투자유치 경쟁을 상세히 보도했다.
푸둥 루자주이(陸家嘴) 금융무역구 투자유치 관계자는 “(푸시 투자유치 관계자가) 한 주에 한 번씩은 꼭 나타난다”며 “아예 한 빌딩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전부 돌아다니며 기업인들을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들은 일단 ‘목표물’을 발견하면 푸시 정부 고위급 관계자까지 찾아와 투자유치를 ‘구걸’한다”며 “기업을 푸둥에 유치하는 것도 어렵지만 기업을 푸둥에 잡아두는 게 더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푸시정부에서 내놓는 각종 우대혜택과 투자유치단의 ‘지극정성'에 감동해 실제로 푸시로 건너가는 푸둥 내 기업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푸둥에서는 ‘의외의 사태’가 발생할 것을 염려, 기업과 대규모 사업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해도 쉽사리 언론매체에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중국 상하이 정부도 이미 지난 해 말부터 이러한 정황을 포착, 각 지역에 남의 기업을 뺏어오는 이른바‘제로섬 게임’은 그만 두고 각 지역 내 산업 계획 발전에 힘쓰라 신신당부 해왔다. 이는 결국 상하이 시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 쟁탈전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 정부는 심지어 ‘만약 남의 구역에 있던 기업을 자기 구역으로 유치했을 경우 향후 5년 간 기업이 납부하는 세금은 이전 소재지 정부에 귀속된다’는 특단의 조치까지 내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상하이시 각 지역별 포지셔닝의 중복, 산업 별 심각한 동질화를 꼽았다.
상하이시는 그 동안 푸둥지구 경제 발전을 통해 푸시의 발전을 견인하는 전략을 써왔지만 푸둥과 푸시가 산업 구조 면에서 유사성이 크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빚어졌다는 것. 푸시지구 내 황푸구 와이탄(外灘) 일대가 금융산업 발전을, 다훙차오(大紅橋) 일대가 국제무역 등과 같은 현대서비스업 발전을 모색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문가들은 현재 각 지역에서 너도나도 경제성장에 목을 매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 투자 유치 쟁탈전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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