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 부실 PF해결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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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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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금융감독기관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 배드뱅크(Bad Bank)가 건설업계를 공멸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원투수’가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5대 금융지주사 회장은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부실 PF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배드뱅크를 설립키로 했다.

PF 대출 규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일정 금액을 투자,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하는 방식이다. 현재 PF 부실채권 규모를 감안할 때 배드뱅크의 출자규모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배드뱅크란 금융기관의 방만한 운영으로 발생한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별도로 관리하면서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B에게 대출했다가 B가 부도가 난 경우, 배드뱅크에서 A은행으로부터 B의 담보물을 넘겨받아 그것을 담보로 하여 유가증권(자산담보부채권)을 발행하거나 그 담보물을 팔아서 채무액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부실채권을 배드뱅크에 전부 넘겨버리면 A은행은 우량 채권·자산만을 확보한 굿뱅크(good bank)로 전환되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한국의 은행들의 경우, 그 동안 부실채권은 모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맡겨 처리토록 함으로써 기존의 은행들이 건전 자산이나 채권만을 보유, 운용하는 굿뱅크로 전환되는 경우가 없었다. 이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때 부실은행들이 속출해 빅딜 또는 외국자본에 매각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꺼내든 배드뱅크는 뒤늦게 나마 건설업계 연쇄 도산이 건설업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고 나아가 경제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긴박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드뱅크 설립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늦었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워크아웃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권의 신규 사업 자금지원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며 “금융권이 옥석을 가려 지원해줘야 할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드뱅크 설립에 이어 사업성을 구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비롯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금이라도 PF 문제를 적극적으로 처리해야 손실을 털고 신규분양에도 나설 수 있다”면서도 “배드뱅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부실채권과 사업성 있는 사업장에 대해 옥석을 제대로 가리는 시스템이 필요하고 보안유지 등의 조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연구실장도 “진작 대책에 대해 논의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라며 “금융권에서 사업성에 따라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보험이나 사회적 안전장치 등 장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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