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자 예정보다 앞당겨 청산에 나서는 리츠가 나오는 등 리츠 업계에서도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일 리츠 업계에 따르면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리츠는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바탕으로 그 동안 연간 5~1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부터는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일부는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10월 말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의 ‘서울스퀘어(옛 대우센터빌딩)’ 빌딩에 투자한 ‘케이알원’ 리츠는 2009년과 지난해 각각 44억원, 50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가장 큰 이유는 공실률 증가였다. 빈 사무실이 늘어나면서 고정적으로 들어와야할 임대수익이 지난 2009년 406억원 정도에서 지난해 219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 수송동 G타워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센트럴타워를 운용하고 있는 ‘코크렙’ 제8호 리츠는 당초 오는 2013년 5월 22일까지 운영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2개의 빌딩의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앞으로 오피스 시장이 더욱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청산 전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매각 협상에 나서기 위함으로 보인다.
남대문로5가의 남산STX빌딩에 투자한 코크렙 제11호 리츠도 지난 2009년 10월부터 2010년 3월까지 81억원에 달하던 임대수익이 지난해 4월부터 9월 사이에는 49억원 정도로 급감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말 거의 100%에 이르던 임대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71%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 신탁회사 관계자는 “오피스 빌딩의 임대차 계약은 대부분 2~3년간 장기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당장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진다고 수익률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다만 오피스 임대 시장의 불황이 계속 이어질 경우 수익률 감소는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 설립 건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영업인가를 받은 리츠는 모두 12개. 이 중 업무시설을 포함한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는 단 3곳에 불과하다. 대부분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규모 개발 사업을 중심으로하는 자기관리 리츠만 설립이 활발한 상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Y부동산중개 관계자는 “국가 경제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최근 새롭게 공급되는 오피스 물량도 많아 여전히 빈 사무실이 많다”며 “오피스 시장에서도 입지나 임대료 수준에 따라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