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경제, 아주 복잡하고 난처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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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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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한국경제가 악순환의 전조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물가,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요소들 중 어느 하나 쉽게 조정할 수 없는, 아주 복잡하고 난처한 상황에 빠져있다는 것.

특히 어느 것 하나 딱히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부정적인 요인들이 맞물려 있어, 한국경제가 자칫하면 성장동력을 잃고 정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전년 동월대비 4.7%까지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4월 들어 4.2%를 기록하면서 오름세가 다소 꺾였다.

하지만 올 상반기 내내 4%대 성장률을 유지하는 등 상승압력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문제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서민 살림살이를 어렵게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다른 거시경제 요소들로 전이(轉移)된다는데 있다.

특히 물가상승세를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가계부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는 9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어났다. 2009년(7.3%)에 비해 증가폭도 확대됐다.

가계부채 증가는 가계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줄면서 자연스럽게 내수 위축으로 이어진다.

가뜩이나 대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내수보다는 수출에 더 치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수출여건도 좋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뚜렷하고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서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돼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해결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김필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정책당국은 무엇보다 가계부채 해소를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며 "물가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압력이 대두돼 가계부채 증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하락이 우려되긴 하지만 사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수출기업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은 아직 조금 있다고 본다"며 "가계부채 부분이 개선되고 수출이 활성화되면 고용 창출과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성장률이나 수출 등 당분간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노동소득분배율이나 한계소비성향 등을 미뤄 봤을때 정부가 양극화와 민간소비 활성화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주영 산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경제가 지금 흐름대로라면 악순환으로 갈 가능성이 있지만 상반기에 일본 지진 등 부정적인 요소가 있었던만큼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특히 수출은 계속해서 호조세를 보이는 등 수치 자체가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은경제연구소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4.3%로 유지, 삼성경제연구소도 기존 3.8%에서 4.3%까지 올린 바 있다.

박 연구위원은 "하지만 노동소득분배율이나 한계소비성향을 보면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수출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고용창출 효과도 크지 않은 만큼, 정책당국은 민간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동력을 찾고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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