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유로존, 회원국 이탈 불가피…'플랜B' 절실"

  • 유로화 체제 태생적 결점…회원국 이탈 대비해야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어떤 국가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에서 이탈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로스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 좌담회에 패널로 나와 "유로화 메커니즘은 경제가 취약한 나라의 이탈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큰 국가를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그리스 경제는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고, 위기는 쉽게 확산된다. 금융시스템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해 그리스를 비롯한 재정위기국들의 붕괴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소로스는 유로화 메커니즘에는 애당초 결점이 있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유로존이 통화체제만 단일화했을 뿐 통합 재무부가 없는 등 정치적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유로존 메커니즘에는 회원국의 탈퇴에 대한 '플랜B(대안)'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당국자들이 유로존 체제의 근본적인 오류를 인정하고 시정하지 않은 채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있는 것도 대책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유로존 국가에서 일어난 재정위기는 부유한 나라들이 구제금융을 두고 호들갑 떨고 있는 사이 유럽연합(EU)의 응집력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제는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로스는 변화 가운데 금융거래세를 물리거나 부가가치세의 일부를 끌어모으는 방식을 통한 EU 예산 증액, 회원국이 발행하는 국채를 보증해 줄 수 있는 은행 설립, 세수를 늘려 구제금융펀드 규모를 세 배로 늘리는 방안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로스는 280억 달러를 운용하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의 회장으로 1992년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에 베팅해 10억 달러를 번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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