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중에 당초 보고내용과 다른 엉터리 기업들이 드러나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국 기업의 부실 회계가 본격적으로 도마위에 오른 것이다.
또한 무디스는 지난 5일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의 부채(2010년 10조7000억위안)를 실제보다 3조5000억위안이나 축소해 발표했다며 최대 채권자인 중국 국유 상업은행들의 부실 위험을 경고했다.
기업 회계와 지방 정부들이 내놓는 각종 경제 통계 발표에 대한 의혹과 불신감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사례들이다.
지난달에는 국가통계국이 매월 발표하는 경제 통계가 일부 애널리스트나 서방 매체들에 사전에 누설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국 통계'는 또한번 망신과 수난을 겪었다.
지난 6월 중국 국가통계국이 5월 통계를 발표하기에 앞서 로이터통신등이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을 쪽집게 처럼 보도함으로써 여론의 집중 포화를 받았던 것.
통계가 사전에 누설되고 있다는 논란속에 중국통계는 '고무줄 통계'라는 불명예에 이어 이젠 시장에 다 알려진 다음에 발표되는 '뒷북 통계'라는 오명까지 뒤집어 쓰게 된 것이다.
잔뜩 화가난 네티즌들은 지표 사전 누출의혹이 일자 CPI 등은 증권 시장에서 투자손익과 직결되는 것인데 경제 지표를 관리하는 누군가가 통계 장사를 하는게 아니냐며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돈을 벌 목적으로 통계를 매매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통계 정보가 취합되고 전달되는 중간 단계에서 누군가에 의해 외부에 누출됨으로서 결과적으로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외에서 질타가 쏟아지자 중국 통계당국은 급기야 통계 관리를 강화하기로 하고 7월부터 거시 경제지표의 발표시기와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당장 6월 경제지표와 2/4분기및 상반기 지표가 나오는 7월 상순 부터 새로운 통계 발표 방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간 지표는 익월(다음달) 11일 전후로 발표하던데서 2~3일 앞당겨 9일께 발표할 방침이다.
이처럼 발표 시기를 앞당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전 통계 정보 누설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자는 새로운 방침에 따라 6월 경제지표는 9일(7월) 발표하고, 2/4분기 지표는 13일께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통계가 집계된 뒤 발표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 도중에 누설될 위험이 커진다며 앞으로는 CPI와 PPI상승률 등 월간 지표의 경우 취합 24시간내, 날짜로는 9일 9시30분에 인터넷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성장률(GDP) 등 분기및 연간 통계 자료의 경우엔 기자회견과 인터넷 발표를 결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통계 당국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통계발표 방식의 개선방안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 이번 제도개선의 가장 큰 목적은 공개의 원칙과 함께 공평성을 강화하고, 통계 수요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통계발표의 시기를 앞당기는데 주안점을 뒀을뿐 정작 중요한 통계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통계의 사전 누설 의혹에다 뉴욕증시 중국 상장사들의 회계부실, 지방정부들의 부채 축소조작 의혹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중국 통계'가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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