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美 최대 은행된다는 데 '한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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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7-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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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이르면 연내 BoA 제칠 듯"<br/>"몸집 경쟁 끝…부실 축소가 관건"<br/>"규모 커질 수록 규제 수위 높아져"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JP모건체이스가 이르면 연말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를 제치고 미국 최대 은행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JP모건은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월가에서는 몸집 경쟁은 끝났으며, 이제부터는 누가 덜 쪼그라드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대형 은행에 대해서는 자기자본비율을 비롯한 규제 수위가 대폭 높아져 미국 1위 은행이 되는 것은 오히려 경계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JP모건의 자산은 2조2000억 달러로 BoA의 2조2700억 달러에 불과 3.4% 못 미쳤다. 뉴욕증시에서는 JP모건의 시가총액이 이미 BoA보다 50% 이상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자산 규모로 JP모건이 BoA를 압도하게 될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맷 오코너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연내에 순위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고, 폴 밀러 FBR캐피털 애널리스트는 12~18개월 안에 JP모건이 미 1위 은행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두 은행이 더는 몸집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렇다면 자산 규모에서 밀리는 JP모건이 어떻게 BoA를 꺾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제라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규모 확장보다는) 이제 누가 덜 움츠러드느냐의 경쟁"이라고 답했다. JP모건이 BoA보다는 잠재적인 자산 손실 규모가 적다는 얘기다.

다른 월가 은행들도 마찬가지지만, JP모건과 BoA는 금유위기가 불거지기 전부터 부실 자산을 대거 인수해왔다. JP모건이 지난 3월 말 현재 떠안고 있는 저신용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신용카드 대출은 8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대개 2008년 파산한 워싱턴뮤추얼을 흡수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비해 BoA의 부실자산은 1000억 달러 어치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이 2008년 인수한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로부터 떠안은 것들이다. 부실자산이 모두 손실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양사의 자산 격차는 2% 수준으로 줄게 된다.

로이터는 JP모건이 BoA를 앞서게 되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위기 전후 신중한 경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겠지만, 케네스 루이스 전 BoA CEO는 인수합병(M&A) 실패로 브라이언 모이니헌 현 CEO의 경영을 어렵게 한 인물로 그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이니헌은 지난해 루이스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밀러에 따르면 BoA는 컨트리와이드를 인수한 대가로 이미 20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JP모건이 미국 최고 은행이 되는 게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자산 기준 최대 은행이 된다고 수익성이 개선되거나, 시가총액이 커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글로벌 대형은행들에 대한 자기자본 규정을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BIS는 지난달 말 주요 30대 은행에 대해 바젤III의 기본 자기자본비율(7%) 외에 1~2.5%포인트의 추가 자본비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새 규정은 오는 2016년부터 적용해 2019년 1월까지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목표다.

합의에 따르면 미국의 JP모건, 씨티그룹, BoA, 유럽의 도이체방크, HSBC, BNP파리바,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바클레이스 등 8개 은행이 2019년까지 확보해야 할 자기자본은 9.5%에 이르고, 일부의 경우는 10.5%에 달한다.

게리 타운젠드 힐타운젠드캐피털 CEO는 "덩치가 커진다는 것은 더 이상 전리품보다는 부담을 더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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