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사는 전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입당 제의를 우회적으로 거절한데 이어 14일 “민주당이 통합과 혁신을 하는 과정에 제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지 당에 들어가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이 부재한 무소속 출마의 위험성도 있는 만큼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오는 18~19일께로 늦추며 향후 행보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 "기성정치 안돼"… 무소속 출마가 유리
‘안철수 신드롬’에서 나타났듯 박 이사가 서울시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선 기존 정당과는 선을 분명히 긋고, 본인의 장점인 신선함을 부각 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정진영 경희대 교수는 “박 이사가 입당하는 순간부터 정치적인 색채를 띄게 되고, 편이 갈리면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안철수 교수를 지지하던 세력도 많이 돌아설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 이사의 입당이 양(陽)보다는 음(陰)의 효과를 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정파가 없는 박 이사가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당내 비주류의 반대 등으로 이미지 탈색 및 지지율 하락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입당에 대한) 가능성만 내비치며 시민후보로서 통합후보로 나서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도 "입당 후 통합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야권 전체가 지원한다는 보장은 없다. 자당이 아닌 인물을 어디까지 지원할 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며 "서울은 무당파 유권자가 많다”고 전망했다.
◆ “바람을 키우려면 조직이 필수”
무소속 돌풍을 키우기 위해선 ‘조직’의 뒷받침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잖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지지율이나 통합후보 선출 구도를 보면 기호 2번을 달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조직이 없다는 것, 그가 이를 어떻게 살리느냐인데, 입당할 경우 민주당의 조직력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무소속 출마는 정치적 심리가 낮은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어 입당을 최대한 늦출 필요가 있다”면서도 “한나라당이 공식 후보를 내고 박 이사의 지지율이 출렁인다면 조직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후보, 與野 지고 제3후보 뜨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한명숙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으로 야권 후보 독주체제를 굳히면서 여야 모두 고심에 빠졌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에서 이런 저런 인물이 나오고 있는데 과연 삼고초려가 아닌 십고초려를 실제 하고 계신지 잘 모르겠다”며 “우리가 불확실한 것을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다. 이것(후보 결정)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상임이사에게 보낸 ‘러브콜’이 실패한 민주당은 박 상임이사에게 쏠리는 여론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없는 선거 승리는 있을 수 없다”며 “민주당 경선이 성공하고 민주당의 지지층이 결집해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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