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뉴스통신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46)은 오는 12월 총선을 앞두고 24일 오후(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여당(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내년 대선에 푸틴 총리가 입후보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푸틴 총리는 이를 받아들였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 후보로 블라디미르 푸틴을 지지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은 대선 이후 내각에서 "실질적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푸틴 총리도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이미 오래전에 누가 어떤 직책을 맡을지에 대해 합의했다면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12월 총선에서 통합러시아당의 연방 후보 명부 1순위 자리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2008년 2기를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을 통해 크렘린에 복귀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총리를 맡는, '역할 맞교대'가 이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450명의 국가두마(하원) 의원을 뽑는 러시아 총선은 각 정당이 미리 의원 후보 명부를 발표한 뒤 투표 이후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배정받아 명부 순서대로 당선 의원을 확정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진다.
그런 만큼 후보 명단에 어떤 인물이 올랐는지가 정당별 득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푸틴에 뒤이어 연단에 오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푸틴 총리의 제안은 책임이 무겁고 심각한 제안으로 이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동의한 뒤 곧바로 푸틴을 대선 후보로 추천했다.
메드베데프는 "나는 내각에서 실무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며 "통합러시아당이 내년 대선 후보로 푸틴 총리를 추대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항상 내게 언제 (대선 입후보에 대해) 결정할지를 물었고 어떤 때는 나와 푸틴 총리 모두에게 '서로 싸우고 결별한 게 아니냐'는 등의 질문을 하기도 했다"며 "우리가 (오늘) 전당대회에서 제안한 것은 아주 깊이 검토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푸틴 총리와 나 사이에 동지적 동맹 관계가 만들어졌을 때부터 우리는 이러한 상황 전개를 논의했다"고 밝혀 2008년 대선을 통해 자신이 대통령을 맡고 푸틴이 총리로 물러날 때부터 푸틴의 크렘린 복귀에 대한 합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한편, 통합러시아당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이날 전당대회에는 러시아 전역에서 모인 지역별 당 대표와 초청인사 등 1만10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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