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오는 30일 당 창당이래 처음으로 방북길에 오른다. 당일 일정이다. 홍 대표는 “북측 고위급인사와 만날 계획이 없다”며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기 위한 실무적 방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집권당의 수장이 단순히 실무적 업무 처리를 위해 현정부 들어 ‘금단의 벽’이 된 개성공단을 방문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 되지 않는다는 게 다수 의견이다.
대북 전문가인 한 인사는 “대통령의 특명을 전달하고 상대적 협의 자율성을 지닌 특사도 아니고 집권여당 대표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타개키 위한 실질적 방안 없이 방북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한나라당을 ‘역적패당’이라고 비난해왔던 북한 당국이 이례적으로 홍 대표의 방북을 빨리 결정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홍 대표측은 23일 북측에 방북의사를 타진한 뒤 나흘 만인 27일 오후 대남 경제협력 창구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명의로 “한나라당 대표단 홍준표 선생의 개성공업지구 방문에 동의하며 체류 기간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동의서가 날아왔다. 단순 실무차원의 개성공단 방문이 아니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홍 대표는 “북한 관계자와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도 “(만나게 되면) 돌아와서 말하겠다. 여당 대표가 방북을 하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홍 대표의 방북은 단순히 10·26 재보선을 겨냥한 중도.진보층 표 얻기를 위한 행태로 머물러선 안된다. 남북관계는 대북 신규 투자와 왕래를 금지한 ‘5·24 경제제재 조치’로 갈데까지 간 형국이다.국민은 홍 대표에게 남북경색국면을 타개하라고 명령하고 있다. 홍 대표가 북한의 민간 경협을 지휘하고 있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만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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