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수트를 입은 MIT 가이. 이미영 현대카드 브랜드실장이 말하는 현대카드스러움이다. 금융사의 ‘애플’처럼 남들이 따라하고 싶게끔 만드는 원천이란다. 금융업계 최초로 디자인실을 운영한 현대카드다. 다만 현대카드 브랜드 스토리를 풀어 낸 브랜드실의 긴밀한 협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현대카드일 수 있을까. 특히 ‘인기 부서’ 1위로 꼽히는 덴 유능한 임원의 경쟁력도 한몫 했을 것이다. ‘현대카드 30대 첫 여성 임원’, 이 실장하면 따라붙는 타이틀이다.
지난 10일 이 실장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건물의 외양에서 주는 현대카드스러움을 지향한다는 그의 공간엔 그 흔한 화분 하나 없었다. 정태영 사장의 요구에 본사 사무실에는 원칙적으로 화분을 비치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일치감을 깨뜨리는 걸 워낙 싫어하세요. 승진했다고 들어오는 난, 그런 건 현대카드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2005년 입사 후 처음 3년이 지나곤 브랜드에 대해 안다 싶었어요. 그런데 할수록 어렵네요.” 정답이란 게 없는 브랜드 시장 특성상 속도가 빨라야만 신선한 정보를 제시할 수 있고 최적의 결과를 위해선 강한 실행력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업계에 ‘현대카드 맨’들이 적지 않게 포진돼 있다. 대부분 디자인·브랜드실 출신이다. 현재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 디자인의 큰 축을 맡고 있다는 게 현대카드 측 설명이다. 이런 사정으로 현대카드는 업계 디자인 사관학교로 불린다.
“브랜드는 결국 사람에게 성격이 심어지듯 회사에도 혼이 담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흔히 생각하는 광고나 디자인을 통해서가 아니라 주변 가능한 모든 것을 통해 기업에 소울을 집어넣는 작업입니다.”
디자인의 영역을 티비 광고나 이벤트, SNS, 공간 마케팅 등으로 확장한 현대카드는 지식 공유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의 테드(TED) 행사와 같은 명사 초청 이벤트, 슈퍼토크를 선보여왔다. 국내외 문화와 예술,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이 강사로 나서 초대된 관객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무대다. 행사 끝엔 늘 애프터 파티를 열어 밋밋함을 던다는 게 이채롭다. 슈퍼 매치, 슈퍼 콘서트 등도 현대카드가 갖는 대표적 소비자 공헌 프로그램이다.
“모든 정점에 일관된 룩앤필(look & feel)을 유지하는 걸 중요하게 여깁니다.”
현대카드스러움을 통한 기존 것과의 차별화에서 묻어난다. 공항 라운지만 봐도 그렇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 위치한 현대카드 에어라운지. 여행 전 휴식이 목적인 일반 공항 라운지와 달리 고객 여행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실장은 “이달 중 인천공항 라운지2가 개설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14일 현대카드가 새 생품을 내놓는다. 결제 때마다 전 가맹점에서 0.7% 할인해주는 ‘제로(ZERO)카드’가 바로 그것.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율에 신경 쓸 것 없이 모든 고객에게 혜택을 주는 신개념 상품이다. “올 초부터 준비해 온 것이라 기대감이 커요.”
‘Less is More’. 그의 사무실 한켠에 쓰인 문구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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