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불안에 10월 외화예금 24억3000억달러 증가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로 환율 불안이 계속되면서 은행권 외화예금이 급증했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5개 주요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달말 현재 170억9300만달러로 전월말보다 24억3400만달러(16.6%)나 증가했다. 이는 2009년말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10월보다 30억달러가량 많았던 7월의 외화예금 증가액 11억8000만달러에 두배가 넘은 액수다.

은행권은 지난 8∼9월 급등했던 환율이 지난달 큰 폭으로 하락한 틈을 타 기업들이 대거 외화를 사들여 외화예금에 가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환율이 다시 오르면서 외화 값이 비싸질 것에 대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은 이달들어 환율이 1120∼1130원대로 오르며 등락을 거듭해 지난달 외화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외화대출은 넉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화대출 잔액은 지난달말 현재 154억5600만달러로 전월말보다 7300만달러 줄었다.

환율 급등이 빈번해지면서 환차손을 입을 것을 우려한 기업의 외화대출 상환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달들어 이탈리아 불안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자 외화대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달들어 열흘새 5개 은행의 외화대출 감소폭은 2억4000만달러로 지난달 한 달 감소액의 3배를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투자수요 감소 등으로 여유자금이 늘어난데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환차익을 위한 예수금이 늘어난 것을 외화예금 증가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유럽 불안과 국내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환율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어 당분한 외화예금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