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철 건설부동산 기자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의 집에 갈 기회가 있었다. 평소에도 소탈한 인품으로 유명한 이 사장이 격의 없이 20여명의 무리를 집으로 초대한 것이다.
그의 집은 지은 지 20여년이 다 되가는 중층 빌라였다. 이 사장은 현재 이 곳에서 17년째 살고 있다고 전했다.
내부는 넓은 편이었지만 현대건설 사장을 거쳐 국내 최대 공기업의 수장을 맡고 있는 이 사장의 집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도 없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 사장까지 지냈으면서 왜 멋진 집에서 살지 않느냐”는 누군가의 말에 이 사장은 “이 집도 애들(자녀)이 다 출가하고 나니까 너무 넓어”라고 대답했다.
이 사장을 특별히 검소하다고 칭찬하려는 것은 아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그의 집은 일반 서민(기자를 포함한)들이 마련하기에는 여간해선 힘들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 당시 기자의 눈에 비친 이 사장은 그저 욕심 없이 아내와 함께 적적한 집을 지키는 한 할아버지일 뿐이었다.
사장 연임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회사 정상화가 목표"라며 손사래를 쳤다.
2009년 10월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통합으로 출범한 LH는 100조원이 넘는 부채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원 돈을 성과급으로 나눠먹는다는 비난을 무수히 받아왔던게 사실이다. 특히 '돈 먹는 공기업 넘버 원'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사장이 취임하면서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이 이행되면서 점차 '클린 공기업'의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직원들도 가슴으로 다가서는 이 사장의 신념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지금은 과거 불명예스런 그림자는 LH 어디서도 찾기 힘들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LH 출범 3년째를 맞았다. 새해에는 이 사장의 평가처럼 과거 어두운 모습은 모두 떨쳐버리길 기대한다. 특히 이 사장의 취임 일성처럼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발돋움 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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