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보유 지분 중 17%를 주당 182만원에 KCC에 팔기로 결정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총 7739억원이다. 삼성카드 재무제표에 기재된 삼성에버랜드 주식의 장부가액은 주당 214만원이다. KCC는 이보다 15% 할인된 금액에 매입한 셈이다.
삼성카드는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내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현재 25.64% 보유)을 5% 밑으로 낮추기 위한 매각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은 삼성카드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목표주가도 기존 5만5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내렸다. 우리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5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도 목표가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부담은 시장기대치인 200만~300만원은 물론 장부가인 214만원을 크게 밑돌았다는 점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 이번 매각으로 삼성카드는 7314억원의 매각차익을 얻게 됐다"면서도 "하지만 소액주주들로 봐서는 큰 기대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주당순자산가치(BPS)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에버랜드의 가치를 장부가인 주당 214만원으로 평가했을 때 올해 말 삼성카드의 예상 BPS는 5만1335원이었지만, KCC 매각가로는 4만9659원으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도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으로 장부가치가 1040억원 줄어들었다"며 "삼성카드가 자본운영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 자본을 지나치게 투입하고 있어 레버리지가 2.5배로 낮고 올해 3분기 ROE도 5.2%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 증권사는 “아마도 배당비율을 높이거나 해외확장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겠지만, 삼성카드가 비은행계열 카드사이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져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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