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전셋값이 1000만~2000만원 가량 오른 아파트가 적지 않다. 고덕 시영아파트 입주민 2500여 가구가 16일부터 본격 이주에 나섬에 따라 인근 지역 전세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번지에 따르면 지난주 강동구와 송파구 전셋값은 각각 0.40%, 0.10%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전셋값이 하락(-0.01%)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강동구 고덕시영 입주민들이 이주를 앞두고 주변 지역에서 전세 찾기에 대거 나서면서 강동·송파지역 전셋값을 끌어올렸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고덕동 고덕주공2단지 52㎡ 전셋값은 1억~1억2000만원 선으로 일주일새 1000만~2000만원 가량 올랐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기자촌 112㎡도 500만~1000만원 올라 3억3000만~4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고덕 주공3단지 인근 아침공인 서문경 대표는 "이주를 앞두고 미리 전세를 알아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전세 수요는 줄을 잇는데 물건이 많지 않아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구 일대 다세대·다가구주택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고덕 주공아파트 인근 다세대주택(60~70㎡)의 경우 보름 새 1000만~2000만원 올라 7000만~8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강동구 재건축 이주는 강남권 전셋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고덕지구에서 재건축 이주는 올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전망이다. 고덕 시영에 이어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인 고덕 주공4단지는 이르면 올해 초 이주가 시작된다.
고덕 주공7단지 등도 올 하반기에는 이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지난해 여름 대치동 청실아파트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하면서 강남권 전셋값이 크게 움직였다"며 "고덕동 일대에서 촉발된 전셋값 상승세가 봄 이사철과 맞물릴 경우 강남권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주변 전셋값이 많이 올라 재건축 단지 세입자들이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서울 강동지역에서 올해 재건축 이주가 잇따르면서 주변 전셋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사진은 16일부터 본격적인 재건축 이주에 나서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시영 2단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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