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영토, EU·미국에 이어 중국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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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1-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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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성사되면 비로소 한국은 유럽연합(EU), 미국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역 핵심국과 FTA를 체결하는 첫번째 나라로 기록된다.

한·중 FTA 협상 사령탑의 중책을 맡게 될 박태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조차도 지난 2007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시절 “주요 교역국 모두와 FTA를 맺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임진년 새해 벽두부터 EU, 미국에 이어 ‘G2’로 부상한 중국과의 FTA 체결이 가시권으로 다가오고 있다.

15일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 정상이 지난주 양국 FTA 협상에 나서기로 함으로써 국내 논의 절차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규모 1조 달러에 오른 한국의 경제영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구한말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쇠잔한 경제국력이 일본의 강제병합, 6·25 동란이라는 아픔을 겪으면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해야 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100여년 만에 세계 최고 수준의 ‘무역강국’으로 거듭난 셈이다. 이런 시점에서 한·중 FTA 체결은 동북아 경제공동체, 나아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라는 경제블록을 형성하는 데도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규모는 일본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제조업만 따지면 GDP(국내총생산)의 40%인 2조 달러로 미국(1조8000억 달러)보다 크다. 한중간 교역액은 1992년 수교 당시 63억 달러에서 작년 2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중국의 대 한국 투자는 33억 달러로 우리측의 491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양국 FTA 체결이 양국의 상대국 투자를 높이는데 효과적일 수 있는 이유다.

올해 유럽발 재정위기로 경제성장률의 80%를 점유하는 무역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급락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대 중국 무역은 대미·대EU 무역을 합친 것보다 크다.

다만 중국과 우리나라가 농업과 산업 등 대부분의 영역에서 비슷한 구조를 갖춰 양국이 서로 윈윈하려면 치밀한 협상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선(先) 민감분야 협의-후(後) 본협상’이라는 두 단계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통상 FTA 협상은 1만2000여개 품목을 놓고 개별적으로 개방 정도를 어떻게 할 것인가 협의하지만, 2단계 협상은 예비 단계에서 초민감, 민감, 일반 품목을 어느 정도 비중으로 가져갈지를 먼저 정하고 본 단계로 넘어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박태호 본부장은 “중국과 FTA는 한-미나 한 EU와 같은 높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면서 “중국 농산물을 많이 들여오는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과의 FTA는 늦게 할수록 한국에 불리하다고 주장한다. 이 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만과 한국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상호경쟁적 무역구조"라며 "한·중 FTA의 이득은 중국이 한국을 추격하는 속도에 반비례해 작아지므로 늦게 할 수록 한국에 불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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