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의혹에 중심에 선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 대한 혐의를 감사원이 밝히진 못했지만 수사 참고자료를 제공키로 해 향후 검찰 수사의 결과에 따라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CNK 다이아몬드 자원개발 ‘실체’없다
감사원이 이날 밝힌 감사결과의 초점은 두 갈래다. 하나는 허위 보도자료 작성이고 또다른 하나는 친인척을 통한 CMK 주가매입 부분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 대사는 카메룬 다이아몬드 자원개발 추진 성과를 홍보하면서 추정 매장량 4억2000만 캐럿이 CNK 자체탐사 결과라는 것과 추가 발파 결과가 추정 매장량의 17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작년 12월 17일 추정 매장량이 ‘UNDP조사’와 ‘충남대 탐사결과’에 근거한 것이라는 내용의 1차 허위 보도자료를 작성·배포토록 주도했다.
김 대사는 또 언론에서 추정 매장량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자 카메룬 정부에서 탐사 과정에 대한 엄격한 대조검토(cross-check)를 하지 않았는데도 올해 6월 28일 카메룬 정부가 엄격한 대조검토를 했고 추정 매장량을 공식 인정한 것이라는 취지의 2차 허위 보도자료 작성·배포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사는 지난 2009년 1월 오덕균 CNK 대표로부터 개발사업 브리핑을 받은 직후 동생들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 동생 2명이 CNK 주식 총 8만727주를 매수해 작년 8월 말까지 총 2019만4000원의 주식 매매차익을 챙겼고 5억4242만9000원의 미실현이익을 보유 중이다.
김 대사 비서와 전(前) 국무총리실 자원협력과장, 한국광물자원공사 팀장 등도 CNK 주식을 매입해 개인당 최대 3600만원 이상의 매매차익을 챙겼다.
CNK 대표 오씨도 신주인수권을 장외매도해 총 5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봤고, 회사 임직원들도 보도자료 배포 이후 주가 급등을 틈타 회사 주식 약 42만주를 55억원에 매도했다.
◆김은석 ‘단독 혐의’…국회 국정조사 추진
이번 감사원 감사에서 고위 공무원들을 포함한 공직자들의 비위 행위가 밝혀졌지만 검찰 수사에서 정권 실세들의 개입 여부가 드러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카메룬 광산 개발 사업을 지원했던 박 전 차관의 연루설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감사원 관계자는 “박 전 차관을 직접 불러 수시간에 걸쳐 조사했지만 감사에는 여러 가지 한계점이 있어 범죄 혐의를 입증할 만한 구체적 증거나 사실 파악을 하지 못했다”며 “김 대사가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과정에 협의를 한 정황은 일부 발견할 수 있었고 그런 부분을 포함해 추후 수사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 권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명쾌히 협의를 했다는 것은 밝히기 어렵다”며 “김 대사는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부분도 수사에서 같이 진행되리라 생각했고 참고자료로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야권은 CNK 문제는 총선과 대선은 물론,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도 계속 이슈가 될 초대형 대국민 스캔들이기 때문에 꼬리 자르기식 처벌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영환 국회 지경위원장은 이날 “CNK 사건은 명백히 권력의 실세가 기획하고 정부가 비호하고 감사원이 방관하고 금융당국이 발 뺀 사건”이라며 “희대의 사기극이고, 극악한 범죄행위”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외교부가 주가조작에 참여하고 공시 이상의 효과를 주는 성명을 발표하고 또 고위 공무원들이 주식 차액을 빼간 사건이기 때문에 CNK 관계자 몇 명을 처벌하는 것은 꼬리 자르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며 “핵심은 윗선 몸통과의 관계를 밝히고 신주인수권부사채 매입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은 향후 검찰 수사 겨로가에 따라 국회 국정조사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무소속 정태근 의원도 “김 대사 혼자가 이번 비리사건을 주도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감사원은 재감사를 통해 철저히 실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 의원은 특히 “박 전 차관에 대한 업무 부적정성 등에 대해서도 철저히 진상이 가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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