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관이 깨지고 일부 학교 개학이 늦춰졌다. 폭설에 이어 한파까지 겹치며 식수원이 얼어붙은 일부 산간마을 주민들은 식수를 지원받아 생활하는 등 '3중고'를 겪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철원 영하 24.6도, 춘천 영하 23.1도, 대관령 영하 23도, 인제 영하 22.3도, 홍천 영하 22.2도, 태백 영하 20.3도, 강릉 영하 14.2도 등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다.
무인관측장비(AWS)가 설치된 홍천 서석은 영하 27.7도, 철원 정연 영하 26.7도, 양구 영하 26.3도까지 뚝 떨어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추위에 익숙한 강원지역도 연이은 한파로 주민들의 일상생활이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1988년 기상관측 이래 2월 최저기온을 기록한 철원지역의 한 주류업체에서는 소주병이 밤 사이 얼어버리는 이색 광경도 연출됐다.
이날 개학 예정이던 양구군 해안초등학교는 4일로 연기했다.
수도계량기와 수도관로 동파사고도 속출했다. 지난 1일 29건에 이어 이날도 10여 건이 추가 신고됐다.
이날 오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의 한 아파트 수도배관이 동파돼 주민들이 비상급수를 받느라 큰 불편을 겪었다.
또 동해시 천곡동의 한 급식소와 정선군 사북읍의 한 공장에서도 수도관로가 깨졌다.
강원지역 일선 소방서는 수도관로 동파와 식수원이 얼어붙은 마을 7곳에 식수와 생활용수 37.6t을 공급하느라 하루종일 진땀을 뺐다.
춘천, 원주, 영월, 정선 등 4개 시ㆍ군의 산간마을을 운행하는 시내ㆍ농어촌버스 25개 노선은 폭설과 한파로 지난 1일 한때 단축 운행되기도 했다.
또 영월군 영월읍 문산1리 3가구 10여명이 거주하는 일명 '가정마을'은 동강이 한파에 꽁꽁 얼어붙어 유일한 이동 수단인 나룻배 운행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이 수일째 고립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한파로 난방기기 사용이 늘면서 지난달 31일 296만2천㎾이던 도내 최대 전력 수요는 지난 1일 308만9천㎾로 껑충 뛰었다.
LP가스 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량 운전자들은 시동이 걸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일부 운전자는 아예 차량 운행을 포기한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출근했다.
강원기상청 이광주 예보관은 "낮 기온도 영하권에 머무는 등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추위는 내일(3일)까지 이어지다가 입춘(4일)부터 평년 기온을 회복하면서 한풀 꺾이겠다"고 예보했다.
한편 강원지역 18개 시ㆍ군에는 한파경보가, 동해안 등 6개 시ㆍ군에는 건조주의보가 각각 발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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