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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하버드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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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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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미국)=송지영 특파원) 세계적인 미국의 명문 대학 하버드와 프린스턴에 대한 연방 교육부 인권국의 입학사정 인종차별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등학교 재학중 뛰어난 성적(한국의 수능격인 SAT 2400점 만점 등)을 낸 인도와 중국계 학생이 “대학이 아시안 학생들을 차별해 불합격했다”고 각각 교육부에 진정을 내 조사가 시작됐다.

명예를 최우선시하는 최고의 명문 대학들이 과연 특정 인종 학생들에 불이익을 주었을까? 자연스럽게 의문이 든다.

먼저 알아둘 충격적 사실은 미국 유수의 대학들은 항상 '차별'을 해 왔다. 물론 법 테두리 안에서 내부 기준을 세운 차별이다. 대학 스스로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이를 지켜왔다. 모든 이들을 100% 만족시키는 룰(rule)은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아시안 차별’’같은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법으로 인종 간 학생 쿼터를 얼마전 아예 없애버렸다. 그랬더니 이 주립대 일부 캠퍼스에서 아시안 학생들이 40%를 넘나들게 됐다. 한인, 중국인, 인도 등 자녀 교육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열성이었던 아시안들은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학은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명문 사립 대학은 역사적으로 학생을 선발할 때 다양성을 가장 중시했다. 대학이 속한 지역이나 미국의 인종별 인구 분포, 소득과 직업을 감안한 사회 경제적 학생의 배경, 스포츠 특기생, 미국 대학에서 합법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동문 자녀 ‘레가시(legacy)’ 입학 등 다양한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 왔다. 대학들은 “우리는 다양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둔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장한다. 뒤집어 보면 아주 우수해 보이는 학생이 이 다양성 원칙 때문에 대학에 불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남녀 학생 비율 조정도 공공연히 이루어진다. 미국에서도 여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일부 대학에서는 여학생 비율이 60%를 넘어 70%에 육박하기도 한다. 대학은 이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남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이들에게 유리한 입학 사정을 한다. 어느 쪽으로든 치우친 이미지를 미국 대학은 가장 두려워한다. “여학생 차별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진정이 교육부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학생들의 출신 지역을 보는 지역별 쿼터도 있다. 한국이 새로 도입한 지역균형 선발과 비슷한 이 제도로 미국의 유명 사립들은 전국 50개 주에서 학생을 골고루 선발한다. 물론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등에서 온 학생이 많다. 또한 와이오밍, 오하이오, 켄터키 등 동서부 대도시 기준으로 말하면 깡촌으로 보이는 이들 지역에서도 학생들을 매년 선발한다.

대학이 이처럼 여러가지 선발 기준을 적용하는 데는 학생들의 능력을 바라보는 대학의 시각도 작용한다. 예를 들어 LA 우수 학군에서 온 SAT 2350점 학생과 와이오밍에서 온 SAT 2100점 학생이 입학 후 이룬 4년간 학업 성적과 성취도가 역사적으로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점을 받은 아시안 학생을 꼭 합격시키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유명 사립들은 SAT와 같은 표준화 시험 점수도 중시하지만, 동시에 학교의 자존심상 이를 절대적이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해당 대학 고유 권한이다.

게다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교육부와 법무부를 통해 “학생들의 인종은 물론이고 사회 경제적, 더 나아가 지리적 배경까지 감안해서 소수계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선발하고 지원해달라”는 지침을 지난해 전국 대학에 내린 바 있다. 섣불리 단언하면, 교육부의 아시안 차별에 대한 이번 대학 조사 결과는 ‘무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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