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지난해 장관 취임 일성으로 "영화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 최정예 전사들처럼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나라 곳간을 굳건히 지키겠다"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작심한 듯 '반대'를 외치고 있다.
박재완 장관은 7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권의 각종 정책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전체회의는 최근의 정치권 움직임을 반영하듯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재벌세 도입, 주식양도차익 과세,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박 장관은 그때마다 "반대한다", "부적절하다"를 외쳤다.
박 장관은 출총제 부활 의견에 대해서는 "출총제는 너무 획일적인 규제여서 꼭 필요한 투자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고, 출총제 폐지로 재벌계열사가 폭증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출총제와 계열기업과의 인과관계는 없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통합당이 꺼내들었던 재벌세에 대해서는 "재벌세 등 세목을 신설해 세율을 계속 올리게 되면 성실하게 세금 내는 사람의 부담만 늘게 된다"고 비판하고 "오히려 재산 해외은닉이나 사업소득 축소신고 등 탈루·은닉 쪽을 제대로 포착해 과세하는 노력부터 해야 공정과세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의 주식양도차익 과세방안에 대해서도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는 말과 함께 "양도차익뿐만 아니라 양도차손까지 감안하면 지금 걷히는 증권거래세 수준이나 거둘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박 장관의 이 같은 과감한 발언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감세와 규제개혁이라는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그의 책임감과 함께, 정책적인 검토과정에서의 확실한 반박 근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최근 정치권에서 복지 확대, 기업 개혁, 증세 등과 관련해 '정제되지 않은'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심층분석해서 정치권을 설득할 것"이라는 수위 높은 발언을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출총제의 경우 부활한다고 해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줄일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며, 재벌세 등의 규제정책은 투자를 크게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러한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반감은 이미 정부 부처 전반으로 확산돼 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기자 브리핑에서 "(정치권의 공약들이) 정책적 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나왔다기보다는 포퓰리즘의 일환이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도 출총제 부활방안에 대해 "출총제는 글로벌 경영환경과 개별 기업의 특성이 감안되지 않은 아날로그 방식"이라고 일축했다.
침묵을 지키던 이명박 대통령이 나선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요즘 모든 정치환경이 기업을 위축되도록 만들고 있는데, 결코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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