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던 이모(53)씨는 지난 5일 오후 7시50분께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신팔리 자신의 집 옆 비닐하우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날 오후 집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씨를 찾아나선 처남에 의해 발견됐다.
숨진 이씨가 발견된 비닐하우스에서는 빈 소주병 3~4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는 이씨가 죽기로 한 후 소주를 마시다 쓴 듯 글씨를 마구 흘려 써내려갔다. 하지만 유서는 길지 않았다.
유서에는 “부인과 자식들한테 미안하다”라고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포천경찰서와 포천시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군사시설보호구역 내에 175㎡의 무허가 건물에 살다가 지난해 10월 누전으로 인해 화재가 발행, 집을 잃었다.
이씨는 농사를 지으면서 넉넉하지 않았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그 자리에 가족들과 함께 살 새 보금자리를 짓기 시작했다. 공사도 거의 마무리돼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씨는 군부대 측에 고발돼 관할 시청으로부터 원상복구 명령 통보를 받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상 주택의 신·증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시 군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거주자에 한해 연면적 200㎡ 이하인 범위 안에서의 주택의 증·개축 또는 이전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이씨의 경우 무허가 건축물에 거주했다는 이유 때문에 이 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원상복구를 하지 않을 경우 한번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감당하는 부담도 이씨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씨는 결국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됐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이처럼 경기북부지역은 총면적의 44%인 1891㎢가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균형적 지역발전을 위해 군사시설보호구역 축소와 완화 등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북부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기북부지역은 군사시설보호구역이 많아 군동의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무엇보다고 보호구역 축소와 군부대 시설 이전 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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