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3%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인 미국과 맺은 FTA가 우리나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 올 수도 있지만, 걸림돌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경제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분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
가장 먼저 북한 변수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시장 가치가 다른 나라의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 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상당 부분 희석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문호를 활짝 열었을 때 산업 구조개혁, 농어촌 붕괴, 빈부격차 확대 등 부작용의 우려도 크다.
또 정치권의 'FTA 폐기'를 둘러싼 충돌을 서둘러 정리하고 FTA의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ㆍ미 新 시스템 개선 기회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1950~1970년대 미국의 원조와 관세혜택 환경에서 2000년대 세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했다.
긴밀했던 양국은 오늘날 국내 반미기류 확산과 미국 통상압력 등으로 무역경쟁이 치열해졌다.
'메이드 인 코리아'가 차지하는 대미 수출 비중은 작년에 10.1%로 줄었지만 여전히 1340억 달러인 중국 다음으로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한ㆍ미 FTA의 발효는 경제 분야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호 교역 및 투자 확대, 인적 왕래 증가는 고질적인 규제와 불합리한 관행, 불투명한 절차 등이 개선돼 국가·사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정학적 안보위험도 FTA를 통해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다.
FTA를 통한 한미 공조 강화는 신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고 보면 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극복과제는
경제효과 측면에서 낙관론이 즐비하고 있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한ㆍ미 FTA 비준안이 논란 끝에 여당 단독으로 통과한 지 3개월이 흘렀지만, 정치권 공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통합민주당이 '재협상 무산시 폐기' 주장을 펴는데다 총선 공천에서 FTA 찬성파를 배제한다는 계획이어서 FTA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통합민주당의 주장이 현실화하면 한미 FTA는 출범 1년 만에 폐기될 수도 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맞을 경우 한미 양국 관계는 파국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공방은 FTA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뿐더러 다른 나라와의 통상정책, 교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멕시코 사례에서 보듯 한ㆍ미 FTA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거대 경제권과의 관세 철폐가 빈부격차 확대, 선진국 경제로의 동조화 현상, 대외경쟁력이 취약한 산업기반 붕괴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부작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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