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테러 방지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목표로 한 최고위급 포럼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비확산 이슈인 북핵 문제는 공식의제가 될 수 없다.
그러나 한반도를 무대로 열리는 정상회의인 만큼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이 양자접촉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북핵 문제를 논의하게 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달 26~27일 핵안보정상회의 기간과 그 전후로 15~20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과도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며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6자회담 참가국인 한ㆍ미ㆍ일ㆍ중ㆍ러 5자간 회동이 성사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날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3차 북미 고위급 대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취하고 이에 연동해 미국이 영양(식량)지원을 하는 내용으로 북미간 합의가 이루어지면 6자회담 당사국간의 대화 분위기도 무르익을 수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내달 26일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모멘텀이 작동하고 있다”며 “이번 북미 3차 대화 결과가 좋으면 핵안보정상회의 분위기도 좋아지고 6자회담 관계자들끼리 회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영변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등 비핵화 사전조치에 관한 진전된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6자회담 재개는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북한 대표단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남은 기간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국제사회 의무를 다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북한도 통미봉남(通美封南) 기조를 고려할 때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이번 정상회의에 북한을 초청하는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에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며 “정상회의까지 남은기간에 북한이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그렇게 빨리 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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