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23일 서울고법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4호'에 대해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합헌) 대 3(위헌)으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방통심의위 직무의 하나로 `일반에 공개·유통되는 정보 중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보의 심의 및 시정요구‘를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건전한 통신윤리'란 개념은 다소 추상적이지만, 전기통신회선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함에 있어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질서·도덕을 의미한다”며 “정보통신영역의 광범위성과 변화속도를 감안할 때 함축적 표현이 불가피해 명확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시정요구는 게시자에게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시행령을 통해 단계적 조치를 마련해뒀고 요구 불이행 자체에 대한 제재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며 “달리 불건전정보의 규제수단을 찾기 어려워 피해 최소성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종대·송두환·이정미 재판관은 “무엇이 금지되는 표현인지 불명확한 경우 기본권의 주체는 규제를 우려해 표현을 스스로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며 “어떤 표현이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에 필요한 사항인지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고 행정기관도 의미를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어렵다”고 반대의견을 폈다.
'다음' 블로그에 국내산 시멘트의 유독성에 관한 글을 게시한 최모씨는 방통심의위가 2009년 4월 다음에 삭제를 요구하자 행정소송과 함께 위헌법률심판 신청을 냈고, 서울고법이 이를 제청했다.
한편 헌재는 언론소비자주권연대(언소주) 회원이 이른바 '조중동'에 광고를 낸 기업들을 공개한 포털 게시글에 대해 방통심의위가 삭제를 요구한 데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을 먼저 행정소송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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