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핵개발 의혹에 휩싸인 이란 등 중동 정세도 시계 제로 상황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 세계 주요국들의 대형 정치 이벤트도 즐비하다.
삼성그룹은 7일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삼성사장단협의회를 열고 인남식 외교통상부 국립외교원 교수로부터 '올해 중동 정세 추이와 전망'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들었다.
인남식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중동 정세에 대해 삼성 사장단에게 꼼꼼하게 설명했다. 이인용 삼성 미래전략실 부사장은 "사업적인 측면보다는 전박적인 맥락을 인 교수가 짚어줬다"며 "참석한 사장들이 강의 내용에 매우 만족했다"고 전했다.
삼성 사장단이 국제정세에 대해 강의를 들은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1월 4일 열린 삼성사장단협의회에서는 장당중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올해 한국의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국제정세를 화두로 삼아 새해를 시작한 셈이다.
같은 달 18일에도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로부터 '국제정치 질서의 변화와 북한의 미래'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삼성 관계자는 "연초 거시적인 경영전략을 세우는 데 국내외 정세 파악이 중요 변수"라며 "불확실성 요소를 면밀하게 공부하면서 이를 주요 경영계획에 반영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직접 나서서 불확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체코 현대차 공장을 잇따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 참가했다. 모터쇼를 찾은 건 8년 만이다. 시장 전망과 경쟁사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매주 경제·자동차·철강 등 유관 산업의 글로벌 동향을 모니터한 후 보고서를 내고 있다.
또 현지법인 별로 현지 시장 변동과 함께 각국 유력 대선후보가 당선될 경우를 상정한 정책 변동 가능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룹 전체적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 때도 해외법인 출신 해외통을 중용한 게 대표적 사례다.
다른 그룹 총수들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국제정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대비를 주문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도 "올해는 대내외 여건이 불안정하고 경제지표도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위축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2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종전 3.5%에서 3.2%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와 국제유가 불안정 등이 하락 요인으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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