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는 농협주유소와 자가폴 주유소 위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30일 개장한 석유전자상거래 역시 일반 자영 주유소가 참여할 여지는 부족해 보인다.
주유소가 정유사와 맺은 전량구매계약 때문에 전자상거래 물량을 취급하기 어려운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유소 판매량의 20%는 혼합판매를 허용토록 거래기준까지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정유사와 계약하는 장점은 보너스카드 등 할인혜택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혼합판매 물량은 그런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혼합판매가 잘 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유소는 “전자상거래 첫 개장일에 거래가 뜸했던 것도 구매 수요가 부족할 시기에 개장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 믿고 참여할 마음이 안 생긴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가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장에 대한 사전 분석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이런 정책의 허점이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기름값 인하 목적에만 신경쓰고 시장질서 유지에는 소홀해선 안 된다. 기름값 인하를 위해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면서도 그로 인한 주유소들의 피해는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성급한 정책에 주유소가 돌을 맞지 않도록 시장에 대한 충분한 사전분석이 밑받침돼야 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